"조만간 출시될 구글의 음성인식 자동통역기가 제3차 세계대전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인류사에 진정한 혁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제41차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Schmidt) 회장은 27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에는 기술이 특정 엘리트만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공짜로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본지를 비롯해 CNN·월스트리트저널(WSJ) ·BBC·포천지(誌)·AP통신·니혼게이자이 등 10여개 언론사만 초청됐다.
슈미트 회장은 간담회에서 음성인식 자동통역기와 3D(입체) 지도 등 구글의 새로운 기술을 구현하는 태블릿PC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3.0을 시연했다. 이날 세계 최초로 시연한 음성인식 자동통역기는 영어-스페인어용이었다. 두 직원이 나와 안드로이드3.0이 탑재된 태블릿PC에 대고 영어로 말하면 스페인어로, 스페인어로 말하면 영어로 통역돼 나왔다. 완벽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어를 포함해 15개 국어 음성인식 자동통역기를 조만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검열 문제에 대해 "중국의 검열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서버를 홍콩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일부 서비스가 여전히 차단되고 있다고 했다.
구글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구글이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외교 전문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서다.
슈미트 회장은 최근 기업 가치가 500억달러를 넘어선 페이스북에 대해 "결코 우리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기능이나 고객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은 검색 기능이 없고 ▲페이스북의 광고 소비자와 구글 광고 소비자가 다르며 ▲페이스북 사용자가 구글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구글의 진짜 경쟁 상대는 마이크로소프트"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지니어도 많고 자금이 풍부하며 세계 네트워크가 훨씬 강하기 때문에 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말했다.
애플에 대해서는 "고객이기도 하고 경쟁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검색기능과 지도 분야에서는 주요 고객이고, 안드로이드폰 등 모바일 운영체제(OS) 분야에서는 경쟁사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애플 OS와 구글 OS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크게 격돌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태블릿PC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가 압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시장에 먼저 출시됐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대세라는 것이다.
최근 그가 CEO에서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2선 후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최소한 10년간 구글에서 일할 것"이라며 "구글의 주요 회의에는 모두 참석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는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내가 서로 가장 잘하는 분야로 업무 역할을 재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폰을 들고 나온 슈미트 회장은 간담회 내내 갤럭시폰에 있는 기능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