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패스트패션(Fast fashion·유행에 따라 신상품을 빠르게 내놓는 것) 브랜드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2006년 일본유니클로, 2008년 미국포에버21·스페인의 자라, 2009년 스웨덴H&M 등이 속속 입성한 데 이어 최근 세계적인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피치가 한국 입성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 영국탑샵도 한국 론칭을 위해 수입 파트너인 제일모직과 막판 협상 중이다.

국내 패스트패션 시장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에 진출한 브랜드가 '대박 행진'을 펼쳐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오면 대박" 세계 패스트패션 브랜드 한국에 모인다

아베크롬비&피치는 최근 한국 직접 진출을 결정, 1호점은 올해 말 문을 열 서울 여의도 IFC 몰에 열 예정이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중 '홀리스터'를 먼저 선보이고 '아베크롬비&피치'를 본격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홀리스터는 아베크롬비의 서브(하위) 브랜드로 아베크롬비보다 좀 더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외에도 H&M이나 포에버21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행을 결정한 건 다른 경쟁 브랜드들이 '대박 행렬'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패스트패션' 시대를 연 유니클로의 경우 첫해 매출 300억원에서 지난해엔 2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3500억원이다.

자라는 최근 코엑스점이 전 세계 자라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매출 상위 50개 매장 중 한국이 10개를 차지하고 있다. 명동에서 한 달 매출 20억원 이상을 거둔 포에버21은 올해 가로수길 2호점을 열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포에버21은 최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형 매장을 여는 등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데다, 일본 긴자의 마쓰자카야 백화점에서 구찌를 밀어내고 입점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조원 시장을 잡아라. 국내 업체들도 공격 마케팅 펼쳐

국내 패스트패션 전문 업체들도 총력을 다해 반격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여성복 캐릭터캐주얼 분야 1위인 르샵의 경우 한국인의 체형에 적합한 스타일과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브랜드와 차별화한다는 목표다.

스파오와 미쏘를 선보이며 패스트패션 브랜드 시장에 진출한 이랜드 역시 매장 확대 등을 통해 각각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제일모직도 토종 패스트패션 브랜드 론칭 신규 전략팀을 결성했다.

코데즈컴바인은 남성·여성뿐 아니라 속옷, 액세서리, 아동복 분야까지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코데즈컴바인 박상돈 회장은 "국내 주요 핵심 상권에 대형 직영점 10개 점을 추가 오픈하고 공격적인 매장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