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고객관리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일방적인 홍보나 알림에 그쳤던 기존 방식 대신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로 고객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사이버 고객센터를 포털 사이트와 맞먹는 수준으로 개편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트위터처럼 고객들이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을 만드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 3만명 이상의 팔로어(구독자)를 보유한 삼성전자 트위터(@samsungtomorrow)는 기업 채용 정보나 일반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기업 관련 내용을 알리고 있다. 팔로어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난 내용을 확인하거나 각종 제품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 등을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의 경우 개인 계정을 통해 기업 공식 입장을 알리고 있다. 예컨대 애플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출시가 연기됐을 때 표 사장이 직접 나서서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등 빠르게 고객 불만에 대응했다. 표 사장은 차세대 기술에 대한 팔로어들의 궁금증에 일일이 답변을 남기거나 아이폰에서 와이파이(근거리 무선랜)를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이버 고객센터 웹사이트도 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24일부터 사이버서비스센터(lgservice.co.kr)를 포털 사이트 수준의 지능형 검색 기능을 갖추도록 개편해 운영한다. 메인 페이지 상단에 '노트북 자동꺼짐'이라고 입력하면 제품 자가 진단을 통해 본인이 배터리 사용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다. 사용설명서 본문과 자주 묻는 말 항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또 5000여장 이상의 이미지를 추가해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LG전자 한국서비스담당 유승국 상무는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강화하는 식으로 검색 기능을 개편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기업들의 고객관리가 '소통'이 아닌 값싼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기업들이 '소통'의 수단으로 트위터 같은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고객들의 의견을 듣기보다 자신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알리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