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2500원인 수신료를 35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KBS가 추진했던 KBS 2TV의 광고 폐지는 의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방송계 안팎에선 "KBS 경영진과 야당이 야합한 것으로 'KBS 임직원 전체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KBS는 이날 "3500원 인상안에 대해 여당과 야당 추천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이사회 때 수신료 인상안이 처음 상정됐을 때, KBS 경영진은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는 대신 KBS 2TV 광고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KBS 내 7명의 여당 추천 이사들은 '4600원+KBS 2TV 광고 수익의 50% 축소안'을 주장했고,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3500원+광고 현행 유지'로 제시했다.

민주당 추천 몫인 고영신 KBS 이사는 "5개월간 투쟁을 하며 우리는 하나도 양보 안 하고 모두 얻어냈다"며 "무엇보다 KBS 2TV 광고 현행 유지에 총력을 모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인규 KBS 사장이 수신료 인상에 실패할 경우 자신의 KBS 내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해 야당에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신료가 3500원으로 올라가면, 현재 5500억원 정도인 KBS의 연간 수신료 수익은 7700억원으로 40% 늘어난다. KBS는 지난해에도 광고 수익(5200억원)을 포함해 총매출 1조 3500억원에 690억원의 수익을 냈다.

KBS는 올해 상반기에도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으며 이에 당황한 경영진이 하반기 예산 편성 때 지출을 최대한 늘려 흑자 규모를 100억원대로 낮추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의 수신료 인상 명분을 쌓기 위해 방만 경영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 의결안을 방송통신위원회로 제출하며, 방통위는 60일 내에 이를 심의·의결해 국회로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