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에이샵 매장. 애플 제품과 관련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396㎡(120평) 규모의 매장은 100여명의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이 중 10대 중·고등학생부터 30~40대 주부와 직장인들이 발길을 멈춘 곳은 스마트폰(PC기능의 휴대전화) 액세서리 코너. 김희림(21·대학생)씨는 "요즘엔 친구들을 만나면 어떤 휴대전화를 쓰는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치장했는지 비교하곤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 스마트폰 바람이 불자 '액세서리' 산업이 뜨고 있다. 일반폰에서는 휴대전화 고리, 1만원 미만의 플라스틱 케이스 정도가 액세서리의 전부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가죽케이스부터 보호필름, 스피커, 배터리, 이어폰 등 종류가 다양하다. 고가의 단말기를 보호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3만~4만원짜리 가죽케이스를 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전망한 올해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만 2445억원.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이다.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액세서리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로지텍의 이어폰, SGP의 가죽 케이스, 벨킨의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

국산·외산 브랜드 다양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올 4월 '스마트폰 용품' 코너를 신설했다. 4월만 해도 등록된 제품 수가 300여건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6000건을 돌파, 20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판매량은 올 1월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옥션 역시 마찬가지. 아이폰4가 출시된 9월의 판매량은 8월 대비 65% 이상 늘었다. 등록된 제품 수도 5000여건에 달한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브랜드도 다양하다. SGP, AGF, 에피케이스 등의 국산업체와 로지텍(스위스), 벨킨(미국), 아이러브(미국), 젠하이저(독일) 등의 외산업체가 케이스부터 보호필름, 이어폰, 충전용젠더, 배터리 등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5월 IT액세서리 브랜드 '아이잘'(IZALL)을 선보이면서 직접 제품 제조에 나섰다.

대기업부터 개인까지 시장 진출

스마트폰 액세서리 판매가 '돈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기업·개인사업자까지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국 160여개 AS센터에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팔고 있다. 여기에 작년 11월에는 삼성모바일샵이라는 이름으로 전문 매장을 열고, 현재 전국 9곳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팬택은 계열사인 팬택씨앤아이와 함께 지난 4월 IT제품·액세서리 매장 '라츠'를 열었으며, 이번 달에는 온라인 쇼핑몰도 개설했다. 금강제화도 계열사인 갈라인터내셔널을 통해 작년 2월부터 '프리스비'라는 애플 제품·액세서리 매장을 운영 중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이형일 연구원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액세서리 시장도 내년에 2~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르면 오는 2012년 1조원 시장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