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수급난이 삼성전자의 간판 상품인 갤럭시S와 웨이브(Wave)폰마저 덮쳤다.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S와 웨이브폰의 디스플레이(화면표시 장치)를 수퍼 AMOLED에서 LCD로 바꾼 제품을 기존 제품과 함께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는 13일 “AMOLED 공급 부족으로 기존 갤럭시S와 웨이브폰에서 디스플레이만 LCD로 바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가격은 수퍼 AMOLED가 들어간 제품보다 몇 만원 정도 낮아지겠지만,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MOLED란 빛을 밝혀주는 별도의 장치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화려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어 삼성전자 외에도 팬택·노키아·HTC 등이 고급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로 AMOLED를 선택해왔다. 특히 갤럭시S와 웨이브에 적용된 수퍼 AMOLED 디스플레이는 기존 AMOLED보다 화질이 더욱 뛰어나, 삼성전자는 수퍼AMOLED를 두 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이번에 LCD를 사용한 갤럭시S와 웨이브폰을 추가로 출시하기로 한 것은 AMOLED 디스플레이가 세계적인 공급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 공급되는 AMOLED의 98%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만들고 있다. AMOLED는 일본에서 먼저 개발했으나 삼성 외에는 아직 양산이 가능한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HTC는 최근 공급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간판 스마트폰들의 디스플레이를 AMOLED에서 LCD로 바꾸기로 결정했고, 팬택 역시 최근 출시한 ‘베가’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AMOLED 공급 부족으로 수요의 절반 가량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이런 상황이 삼성전자에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관계자는 “최근 갤럭시S의 생산 계획이 전적으로 AMOLED 공급량에 따라 좌우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수급 상황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전자도 갤럭시S와 웨이브폰의 글로벌 판매가 점점 늘어나면서 공급 부족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태블릿PC ‘갤럭시탭’에서도 디스플레이로 당초 AMOLED를 탑재키로 했다가 LCD로 서둘러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2조5000억원을 들여 충남 탕정의 생산 시설을 내년 7월까지 세계 최대인 월 3000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LG디스플레이도 월 150만장 수준의 생산 시설을 완공해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핵심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도 AMOLED가 충분히 공급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키워드: AMOLED란 >
AMOLED란 빛을 밝혀주는 별도의 장치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화면 뒤에서 빛을 쏘는 방식의 LCD(액정표시장치)에 비해 선명한 느낌을 주며,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밝은 조명 아래서도 또렷하게 잘 보인다. 또 LCD에 비해 응답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동영상을 잔상 없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