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 중 헬기가 추락해 순직한 고(故) 박현우(73) 기장의 발인이 눈물 속에서 29일 엄수됐다.
박 기장의 유가족과 지인 20여 명은 이날 경기도 김포시 뉴고려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빈소에서 환송 예배를 드리며 고인을 떠나보낼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박 기장의 시신은 태극기가 둘린 관에 담겼다. 관이 안치실에서 나와 운구차에 실리는 모습을 보며 유족들은 말없이 흐느껴 울었다. 영정 사진을 든 박 기장의 아들은 아버지를 향한 묵념을 하다가 결국 고개를 들지 못하고 오열했다.
아내 장광자(71)씨는 “그동안 가족을 위해 궂은일 하느라 수고 많았고 사랑한다”며 “가족들과 늘 추억하고 감사하며 살 테니 천국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고인의 30년 지기인 신상범(73)씨는 “성실의 아이콘과 같던 고인은 연기가 가득한 산불 현장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헬기에 올랐다”며 “부디 편히 쉬길 바란다”고 했다.
박 기장은 지난 26일 낮 12시 51분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공중 진화 작업 중 헬기가 추락하면서 숨졌다. 1995년 생산된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전신주에 걸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공무 수행 중 사망한 순직자로 인정돼 경기 이천 국립호국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헬기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