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진화율이 23.5%로 떨어졌다. 다행히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밤사이 산불이 소강상태를 보였다. 전국에 비가 내리겠지만, 경북 산불이 난 지역 강우량은 5㎜ 미만으로 적겠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의성 산불 영향 구역은 2만6704㏊로 집계됐다.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지자체를 모두 합한 수치다. 잔여화선은 366.2㎞로, 진화율은 23.5%이다.
의성 산불로 인명피해는 사망 22명, 중상 3명, 경상 15명 등 총 40명 발생했다. 사망자는 의성 1명,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이다. 산불로 주택 등 234곳의 건물이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산불로 2만2026명이 대피했으며, 7396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밤사이 산불은 한때 병산서원 인근 3㎞ 내외까지 접근해 안동시가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하라고 하기도 했으나, 그 뒤 소강상태를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 다시 산불이 확산하며 천년고찰 대전사에서도 긴급 방재 작업이 진행됐으나 이날 새벽쯤 불이 잦아들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헬기와 진화 차량, 진화 대원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이날부터 헬기를 투입해 산불 접근을 막을 방침이다. 다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이날 오전 중 헬기 투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에는 건조 특보가 유지 중이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에 내리겠다고 예보했지만, 경북 지역 강우량은 5㎜ 미만으로 적겠다. 서울·인천·경기, 강원 영서, 부산·경남 남해안 예상 강수량은 5~10㎜이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해 하동으로 번진 산불 진화율은 전날 오후 6시 기준 77%이다. 산불 영향 구역은 1708㏊이다. 이번 산불로 진화 작업 중 불길에 고립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주택 등 72곳이 피해를 봤고, 1797명의 이재민 중 1596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지난 22일 발생한 울산 울주·온양 산불 진화율은 68%이고, 산불 영향 구역은 886㏊이다. 이 산불로 2명이 경상을 입었고, 주택 등 11곳이 피해를 입었다. 383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산림당국과 대구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7시29분쯤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함박산 정상 부근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을 재개했다. 이날 날이 밝자 헬기 5대와 인력 500명을 투입했다. 오전 6시 기준 진화율은 90%이다.
산불은 호남에서도 발생했다. 전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21분쯤 무주군 부남면에서 산불이 발생했고, 인근 적상면 야산으로 번졌다. 이 불은 당초 주택에서 났으나, 바람을 타고 인접한 야산으로 확산됐다. 소방 당국은 야산 경계를 중심으로 숲에 물을 뿌리는 등 저지선을 구축해 불길이 확산하는 것을 막고 있다.
무주군은 인접 4개 마을 주민에게 마을회관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는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다만 불길이 민가 반대 방향으로 향했고, 주민들은 자택에서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