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이 일주일째 영남 등에서 번지며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오후 4시 기준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2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32명이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이날 오전보다 각각 1명, 2명 늘었다.
현재 산불은 사람이 달리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불은 초속 27m 강풍을 타고 시간당 8.2㎞씩 확산하고 있다. 이는 역대 산불 중 가장 빠른 속도다. 기존에는 2019년 강원 속초·고성 산불(시간당 5.2㎞)이 가장 빠르게 확산했다.
산불 피해 면적도 역대 최악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 추정치는 3만5810㏊(헥타르)다. 서울 면적(6만520㏊)의 60%에 달한다. 피해 면적이 역대 가장 넓었던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경남 산청·하동·김해, 경북 의성·안동·영양·영덕·청송, 울산 울주, 충북 옥천 등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산청, 23일 울산 울주·의성·하동, 이날 안동·청송·영양·영덕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자 지원을 비롯해 범(汎)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