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경찰이 시민단체 회원들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를 둘러싸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동원한 트랙터 1대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으로 진출했다. 경찰이 이동을 차단하고, 전농 측이 집회를 벌이면서 출근길에 경복궁 왼편 자하문로 통행이 전면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농 산하 전봉준투쟁단은 전날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 일대에서 트랙터 30대를 실은 화물트럭 25대를 집결시키고 오후 2시부터 집회를 벌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전농 측에 1t 트럭 20대만 서울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전농이 허용된 범위를 넘어서는 장비를 동원하자 경찰은 남태령고개에 차벽을 치고 막아 섰다.

이후 전농과 경찰은 계속 대치했고, 이날 오전에는 사실상 해산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우회로를 통해 상경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버스 차벽 등 남태령 일대의 경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농 집회에 동원됐던 트랙터 1대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집회를 벌이고 있는 경복궁 서십자각터 쪽으로 접근했다. 밤사이 화물트럭에 실려 남태령고개에서 우회해 서울 도심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15분쯤 해당 트랙터를 발견하고 기동대와 지게차를 투입해 자하문로 방면으로 이동 조치했다. 그러자 탄핵 찬성 측 시위대 일부가 격렬하게 항의하면서 길을 가로막아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관악구 과천대로에서 남태령역으로 향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트랙터들이 경찰 통제로 멈춰서 있다. /뉴스1

이 과정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유튜버들까지 가세하며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고 한다. 비상행동 측은 이 과정에서 최소한 한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트랙터 시위로 이날 오전 6시44분쯤부터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부터 통인시장까지 자하문로가 전면 통제됐다. 서울 북서쪽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서 좌회전에 경복궁과 접한 효자로로 우회 중이다.

트랙터 등 농기계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분류되지 않는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고속도로에서는 운행할 수 없지만 일반 도로 통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최대 속력이 통상 시속 50㎞ 정도에 불과해 단체 행동을 벌이면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한다. 경찰은 집시법 제12조와 도로교통법 제7조 등을 근거로 트랙터 시위대가 서울로 진입하지 못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