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동쪽에 있는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 확산됐다. 산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불길에 휩싸여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영덕군에서만 6명이 사망했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전날(25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안동시 2명, 청송군 3명, 영양군 4명, 영덕군 6명 등 총 15명이다. 의성군의 북쪽과 동쪽에 안동시가 있고, 그 동쪽에 청송군과 영덕군이 있다. 영양군은 청송군·영덕군의 북쪽에 있다. 영덕군의 동쪽은 동해다. 강한 서풍을 타고 전날부터 피해가 속출한 것이다.
사망자들은 도로, 주택 마당 등에서 발견됐다. 영덕군 사망자 중 3명은 매정리 한 요양원 입소자다. 이 요양원 직원과 입소자 6명은 전날 오후 9시쯤 차를 타고 산불을 피해 이동하다가 산불이 확산되며 차량이 화염에 휩싸여 폭발하면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영덕읍 매정1리에서 2명이 불에 타 숨졌고, 축산면에서는 1명이 매몰돼 숨졌다.
이밖에 7번 국도에서 버스 1대와 승용차 2대가 탔고 지품정수장이 탔다. 영덕정수장 전기도 끊겼다. 전날 오후 9시6분부터 영덕 전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다. 관공서에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전날 오후 10시20분쯤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영덕 전 지역에 통신도 끊겼다.
영덕군에서는 4345명이 학교나 행정복지센터 등에 대피한 상태다. 영덕군 인구는 지난 2월 말 기준 3만2999명으로, 13.2%가 대피한 셈이다.
영양군에서는 4명이 숨졌고, 그 중 50·60대 남녀 3명은 일가족이다. 전날 오후 11시11분쯤 석보면 포산리 도로에서 불에 타서 사망한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3명이 확인됐다. 이들은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전복 사고를 당했다. 이보다 앞선 오후 11시쯤에는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길에서 불에 탄 여성의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영양군은 전날 오후 6시47분쯤 석보면 주민들에게 영양읍 군민회관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발령했다. 이번 산불로 영양군에서는 이재만 1000여 명이 발생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다행히 산불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산불은 전날 오후 한때 하회마을에서 직선거리로 10㎞ 떨어진 곳으로 근접했다. 안동시는 전날 오후 4시55분쯤 하회마을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하회마을에는 소방차 10대, 소방대원 50여명이 대기하면서 산불 확산에 대비했다. 소방당국은 밤사이 많은 물을 한꺼번에 쏟아 부을 수 있는 방사포 등 장비 8대와 인력 27명을 하회마을에 추가 배치했다. 병산서원에서는 소방관들은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 전날 오후 10시쯤 주변에 미리 물을 뿌렸다. 또 소방차 4대가 밤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물을 뿌릴 준비를 했다.
법무부는 밤사이 산불에 대비해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 수용자 중 약 500명을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했다. 수용자들은 호송 버스 등을 이용해 이동했고, 탈주 등 돌발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일출 시각인 오전 6시30분을 전후해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영덕에서 지자체와 함께 산불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다만 기상 상황이 나빠 산불이 더 확산될 우려가 있다. 오전 6시 기준 경북 전 지역에 건조 특보가 내려져 있고, 바람이 더 강해져 오후에는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 구역은 1만5185㏊로 추정된다. 전날 오후 8시 기준 잔여 화선은 87㎞이고, 진화율은 68%이다.
경북 산청 산불 잔여 화선은 12.5㎞이고, 진화율은 80%이다. 산불 영향 구역은 1685㏊이다. 이 산불로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5명 등 총 14명이 숨졌다. 울산 울주 온양 산불 진화율은 92%, 울주 언양 산불 진화율은 98%이다.
전날 오후 7시16분쯤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밤샘 진화 끝에 10시간 40여분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은 진화 차량 33대, 인력 397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고, 이날 오전 6시쯤 주불을 잡았다. 피해 면적은 9.5㏊쯤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