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21일 올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추진을 위한 자문단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자문단은 경제·경영·사회복지·법학 등의 분야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해 6월까지 퇴직연금 제도에 기금형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은 대부분 계약형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고용부는 자문단에서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를 다양화하려는 것은 낮은 수익률 때문이다. 퇴직연금의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은 2023년 말 기준으로 2.07%다. 기간을 5년으로 줄여도 연 환산 수익률은 2.35%다. 2023년 물가 상승률(3.6%)을 고려하면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다.
반면 해외 퇴직연금 수익률은 한국보다 배 이상 높다. 호주를 예로 들면 5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5.2%, 10년은 7.2%다.
정부는 이렇게 해외와 퇴직연금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로 운용 방식 문제를 꼽고 있다. 호주의 경우 계약형과 기금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지만, 한국은 계약형 위주로만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계약형은 가입자가 민간 금융기관인 퇴직연금 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각자 투자 상품을 선택해서 적립금을 굴려야 한다. 그러다 보니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에 편중될 수밖에 없다. 기금형은 투자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별도의 중개 조직이 투자 정보가 부족한 가입자를 대신해 투자한다.
국내서는 국민연금이 기금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의 2024년 운용 수익률은 15.00%다. 누적 수익률은 연평균 6.82%다.
김유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퇴직연금 도입 2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를 퇴직연금 질적 도약기라고 보고,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기금형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