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왼쪽)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이재명(오른쪽)이 별세했다./KBS 아카이브

성우 이재명(78)이 별세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 목소리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성우 정성훈은 15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삼가 이재명 선배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1946년생인 이재명 성우는 연극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후 1971년 KBS 성우극회 13기로 입사하며 성우로서의 길을 걸었다.

그의 목소리는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외화 더빙을 통해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곰돌이 푸’, ‘날아라 슈퍼보드’, ‘드래곤볼’, ‘슈퍼 그랑죠’, ‘아기공룡 둘리’,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정글북’ 등이 있다. 외화 더빙으로는 ‘굿 윌 헌팅’, ‘인디아나 존스: 잃어버린 성궤’ 등이 유명하다. 특히 1987년 방영된 ‘아기공룡 둘리’에서 ‘고길동’ 역과 2002년 방영된 ‘드래곤볼 Z’에서 ‘프리저’ 역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고길동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와 프리저의 냉혹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는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재명 성우는 2005년 ‘쥬라기 공원 3′ 더빙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후, 대중문화예술인의 복지와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