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한강 작가의 책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하고 학교도서관에서 폐기하라고 권고한 사실이 재조명됐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도교육청에 ‘채식주의자’ 관련 민원 제기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강 작가의 팬이라 밝힌 작성자는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포함해 2528권을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라며 폐기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라고 적었다.

그는 “경기도교육청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극찬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조속히 초·중·고 도서관에 다시 배치하고, 청소년 권장도서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으로 민원신청이 완료됐다는 내용이 담긴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도교육청이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경기도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성 관련 도서를 폐기하는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어진 공문에서는 성교육 도서 처리 현황을 보고하라면서 ‘제적 및 폐기’ 도서를 입력할 엑셀 파일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은 유해성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지난해 9월 보수 학부모 단체가 “학교 도서관에서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폐기하라”며 연 기자회견을 다룬 기사 등을 참고하라며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