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강원 화천군 관내 농협 경제사업장을 방문한 최상률 농협 강원검사국장과 강원농협 관계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시설물 등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농협 강원본부 제공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숨진 근로자가 598명으로 집계됐다.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며 건설업에서 사망자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50인 이상 사업장과 적용 전이었던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다만 대규모 건설현장과 소규모 제조업체에선 사망자가 늘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모두 598명(584건)이다. 2022년(644명·611건)과 비교해 사망자는 46명(7.1%), 건수는 27건(4.4%) 줄었다. 2021년에는 683명이 숨졌다. 2년 연속으로 사망자가 감소한 것이다.

2명 이상 사망한 대형사고도 줄었다. 2022년엔 20건의 대형사고로 53명이 사망했는데, 작년엔 13건이 발생해 27명이 숨졌다.

건설업 사망자는 303명(297건)으로 전년보다 38명(11.1%), 31건(9.5%) 감소했다. 제조업 사망자는 170명(165건)으로 전년보다 1명(0.6%) 감소했고, 사고는 2건(1.2%) 증가했다. 기타 업종 사망자는 125명(122건)으로 7명(5.3%) 감소했고, 사고는 2건(1.7%) 증가했다.

50인 미만 사업장 산재 사고 사망자는 전년 대비 34명(8.8%) 줄어든 354명,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12명(4.7%) 줄어든 244명이 숨졌다. 다만 50억원 이상 대형 건설현장에선 2022년 115명에서 2023년 122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50인 미만 제조업체 사망자도 82명에서 96명으로 14명 증가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떨어짐 251명, 끼임 54명, 깔림·뒤집힘 43명, 부딪힘 79명, 물체에 맞음 67명 등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재 사고 사망자 감소에 대해 “전반적인 경기 여건,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추진 효과, 산재예방 예산 지속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건설 경기가 악화되며 착공 동수는 2022년보다 24.4% 줄었고, 건축면적은 31.7% 감소했다. 제조업 가동률은 4.6% 떨어졌고, 생산지수는 4.0% 낮아졌다.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위험성 평가 실시율은 2019년 33.8%에서 2023년 71.8% 수준으로 높아졌다.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면서 근로자 참여, 공유, 감소대책 수립·이행 등 핵심 절차를 모두 준수하는 사업장은 57.7%다.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중대재해 감소에 미친 효과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최태호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관은 “작년 전체 사망사고 감소를 견인한 건 (법이 적용되지 않았던) 50인 미만 사업장이었고 50인 이상 사업장에선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