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9일 서울 마포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다. /조선DB

한강공원에서 자전거가 지나치게 빠르게 달려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자전거 최고 속도를 시속 2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기반 폐쇄회로(CC)TV로 자전거 과속도 탐지한다.

서울시는 7일 과속 주행하는 자전거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속 방지와 자전거와 보행로 완전 분리, 자전거도로·보행로 폭 확대 등 ‘한강공원 자전거도로 종합개선’ 사업을 2025년까지 완료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공원에서 2019년부터 지난 9월까지 5년 간 자전거 안전 사고는 총 471건 발생했다. 이 중 자전거와 자전거가 부딪힌 사고는 174건(36.9%)이고, 자전거와 사람이 부딪힌 사고는 53건(11.3%)이다.

자전거와 자전거, 자전거와 사람 간 사고는 추월이나 중앙선 침범, 급격한 방향 전환 등 모두 과속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전거 단독으로 발생한 사고 167건(35.5%)은 휴대전화 사용, 운전 미숙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자전거가 과속하지 않도록 AI 기반 CCTV를 설치해 자전거 과속을 탐지한다. 전광판으로 속도도 알려주고, 안전속도를 위반한 자전거 운전자에게는 안내방송도 한다. 이런 스마트시스템을 한강공원에 총 40개 설치한다. 올해 9개를 추가해 현재 33개 설치돼 있고, 2025년까지 뚝섬·이촌·망원 등에 7개를 더 설치한다. 서울시는 자전거도로 일정 구간에서는 시속 20㎞ 이내의 속도로 주행하도록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보행자 통행이 많은 횡단보도가 있는 자전거도로는 반경 100m 이내를 ‘보행자 보호구간’으로 설정하고 표지판을 설치한다. 또 자전거 이용자의 눈에 잘 띄도록 일반 횡단보도보다 높은 험프형 횡단보도와 과속방지턱, 속도 시속 10㎞ 이내 제한 표지판을 시범 설치한다. 올해는 광나루·뚝섬 한강공원에 시범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보행자가 많은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은 도로에 유색으로 포장하고,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는 회전교차로를 만들어 속도를 낮춘다. 자전거 속도 저감 유도시설은 현재 4곳에 있다. 2025년까지 여의도 샛강하류, 반포 동작대교, 잠실나루나들목에 추가한다.

차선과 시선 유도봉으로만 구분돼 있던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는 녹지대로 완전히 분리한다. 2025년까지 3.7km를 추가 설치하면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분리된 거리는 총 50.8km로 늘어난다. 자전거도로 폭은 기존 3m(편도 1.5m)에서 4m(편도 2m), 보행로는 기존 2m에서 3m 이상으로 폭을 늘린다. 2025년까지 6.7㎞를 추가해 총 60.3㎞로 확대한다.

차와 자전거 동선이 겹치는 구간은 우회로를 만든다. 2025년까지 반포 서래섬 나들목, 노량대교 하부 도로, 여의도 한강공원 상·하류 보행교에 만들 계획이다. 자전거도로 주변 CCTV는 현재 127개에서 177개소로 늘린다.

‘과속은 생명을 앗아가는 흉기’라는 문구의 현수막·입간판 총 170개를 연말까지 11개 한강공원에 설치한다. 횡단보도 앞 인도에는 ‘좌우를 살피고 건너 주세요’ 등의 문구를 넣어 시민이 자전거와 충돌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한강 자전거도로 78㎞ 구간 전체에는 1㎞ 간격으로 거리를 표시하는 표지목을 세운다. 5㎞ 간격으로는 바닥에 거리를 안내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공원 자전거도로에서는 시속 20㎞ 안전속도를 준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