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강한 비바람을 쏟아내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날부터 300㎜ 안팎의 비가 내린 남부지역에서는 침수, 낙석, 고립 등 피해가 발생했고, 항공기·여객선 운항이 취소됐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1000여곳은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오전 부산 중구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강한 바람에 뿌리째 뽑혀 있다. /연합뉴스

10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태풍 카눈 상륙으로 거제시 능포동 한 아파트에는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되는 등 총 138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번 태풍과 관련해 이날에만 모두 100건이 넘는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부산 중구 한 도로에서는 성인 남성 허리 굵기의 가로수가 뿌리째 뽑혔고, 부산 전 지역 가로수와 중앙분리대 파손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했다. 오늘 밤까지 약 15시간에 걸쳐 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내륙 상륙으로 세력이 소폭 약해졌지만, 남부지역에선 이미 가로수 전도, 간판 탈락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 한 주민이 불어난 물로 고립되는 등 태풍에 동반한 강수로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북창원 320.1㎜, 양산 상북 302.5㎜, 한라산 남벽 283㎜, 거제 254.4㎜ 등이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내동 한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태풍 영향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에도 이틀째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213편이 결항 또는 사전 결항했다.

바닷길도 이틀째 막혔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47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부산도시철도 지상 구간 열차 운행은 이날 첫차부터 중지됐다.

또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속하는 남해안 지역(목포·여수엑스포·광주송정·진주·마산·포항·구포 경유 등) 노선과 태백선·경북선 일반열차를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는 일반철도 구간 경유 고속열사, 동해선(부전∼태화강) 광역전철도 포함됐다.

카눈 북상에 대비해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한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교는 총 1579개교로 집계됐다. 원격수업을 하는 학교가 877개교, 개학 연기를 포함해 휴업한 학교는 475개교, 단축 수업 142개교, 등교 시간 조정은 85개교로 집계됐다.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 있는 출도착 현황판에 '결항' 문구가 떠있다. /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도로 389곳, 둔치주차장 252곳, 하천변 499곳, 해안가 166곳을 통제했다. 또 안전안내 문자에서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하천, 해안가, 계곡, 급경사지에 접근하지 말라”며 “침수·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대피 명령 시 즉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카눈은 북진하면서 충북, 경기동부를 지나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