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대마·프로포폴에 이어 코카인과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가 추가로 포착된 가운데, 법조계에선 전례를 비춰볼 때 그가 구속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은 낮고 처벌 수위는 강력한 마약으로 분류되는 코카인과 케타민의 상습 투약 여부를 입증하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증이 안된다면 유명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처럼 집행유예를, 입증되면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유씨의 모발에서 대마·프로포폴에 이어 코카인과 케타민 성분도 검출됐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코카인은 정신착란과 환각·환청을 유발하는 마약이며,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전신마취제다.
앞서 유씨는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과 대마 흡입 의혹을 받았다. 특히 유씨는 2021년 1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73회에 걸쳐 4400㎖가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씨가 투약한 마약 4종에 대해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위험성에 따라 처벌 수위를 달리하고 있다.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가 입증되면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상습 투약 했다면 최대 징역 7년 6개월 또는 7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프로포폴은 의료용으로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비(非)의료 목적의 상습 투약 혐의 입증이 어려워 벌금형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씨는 지난 2020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걸그룹 브아운아이드걸스 멤버 손가인씨도 4차례 불법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마초를 흡연하면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또는 5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상습 흡연은 해당 규정의 1/2까지 가중 처벌이 가능하다. 코카인과 케타민은 프로포폴이나 대마에 비해 훨씬 위험성이 높고 강력한 환각과 중독을 일으키는 약물로 처벌 수위가 가장 높다. 매매·알선·소지·관리·투약 등의 혐의가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조계에선 유씨가 구속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유명 연예인인 경우 도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진실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도주의 우려 여부인데, 현재 유씨의 휴대전화도 압수됐고 소변과 모발도 채취된 상태다”라며 “경찰 측에서 구체적으로 조사를 한 뒤에 판단을 하겠지만, 통상적으로 초범에 단순 투약자인 경우에는 바로 구속 수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씨가 만약 이들 4종 전부를 투약한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가장 센 코카인·케타민에 준해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박진실 법무법인 진실 마약전담 변호사는 “본인이 반성을 하고 재범의 우려가 없고, 재활 의지가 있는 경우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은 “통상 마약사범의 경우 한 가지 마약을 접한 뒤에 잇따라 다른 종류의 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씨의 사건이 부각돼서 그렇지,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 중 대부분은 2종 이상의 마약을 투약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속 기소된 돈스파이크는 코카인과 함께 3대 마약으로 분류되는 필로폰을 무려 1000회 분량(30g) 소지하고 있다가 작년 9월 체포됐고 같은해 1~9월 14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으나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그가 2010년 대마 관련 범죄로 처벌을 받아 재범을 저질렀지만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이 반영됐다.
반면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케타민의 경우는 중독성이 강한 마약으로, 코카인 등 다른 마약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유씨의 경우 프로포폴과 대마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케타민과 코카인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습 투약을 했다고 추정된다”며 “단발성 투약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유씨의 경우는 상습 투약범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단계라 구체적인 계획은 알리기 어렵다”면서도 “구속수사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