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지역 당 강수량이 80년만에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당분간 비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날 밤 폭 좁은 비구름대가 ‘인천 남부-서울 남부-경기 양평군’ 라인으로 펼쳐지면서, 서울 한강 이남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기상청)엔 오후 9시 5분까지 1시간 동안 비가 141.5㎜가 내렸다. 이는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118.6㎜·1942년 8월 5일)를 80년만에 넘어선 것이다.
강남구는 오후 9시 34분까지 1시간 동안 강수량이 116㎜에 달했는데 이는 서울 시간당 강수량 2위 기록(1964년 9월 13일)과 같았다.
이날 서울 지역에 하루 종일 내린 비는 역대 최다치를 넘어섰다. 동작구 신대방동엔 오후 11시까지 비가 380㎜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기록된 서울 일강수량 최다치(354.7㎜·1920년 8월 2일)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현재의 기상관측이 이뤄진 이후 최다치(332.9㎜·1998년 8월 8일)도 넘어선다.
다른 자치구의 오후 11시까지 강수량은 서초구 336.5㎜, 금천구 332.5㎜, 강남구 300㎜, 구로구 288.5㎜, 관악구 287㎜, 송파구 284.5㎜다. 종로구를 기준으로 한 서울의 오후 11시까지 강수량은 128.8㎜로 집계됐다.
서울 외엔 경기 광명시에 오후 10시까지 비가 316.5㎜ 내린 것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부천시(242㎜)와 인천(207.5㎜)이 뒤를 이었다.
기상청은 “밤사이 수도권에 매우 세차고 많은 비가 내리겠다”라면서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오르내리는 가운데 비구름대가 유입되는 지역에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50~80㎜ 이상 쏟아지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는 집중호우가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를 중심으로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 조종면엔 이날 총 193.5㎜ 비가 내렸다. 경기 연천군 중면과 신서면에는 각각 183㎜와 182.5㎜의 비가 왔다. 특히 연천군 중면은 오전 10시 36분까지 1시간 동안 비가 100㎜나 쏟아졌다. 신서면은 오전 10시 45분까지 1시간 동안 86.5㎜의 비가 내렸다. 강원 철원군 오후 9시까지 일강수량은 119.9㎜, 춘천시는 110.2㎜다.
이번 비는 지난 장마 때와 마찬가지로 정체전선이 형성되면서 내렸다. 장마보다 더한 폭우는 중부지방부터 전북과 경북까지 당분간 이어지겠다.
8일 오후 5시부터 1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북부·경북북서내륙 100~250㎜, 강원동해안·충청남부·경북북부(북서내륙 제외)·서해5도 50~150㎜, 전북·울릉도·독도·경북남부(10일) 20~80㎜다. 경기남부·강원남부내륙·강원남부산지·충청북부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강수량이 350㎜ 이상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서울·경기·강원영서에 11일까지 비가 오고 12일엔 충청과 남부지방에도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충청은 12일 비가 13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후 소강상태를 거쳐 15~16일 서울·경기·강원영서에 한 차례 더 비가 내리고 17일엔 남부지방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