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부인 출입이 금지됐던 보육원이 3년 만에 빗장을 풀고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많은 보육원이 소풍이나 체육대회 같은 야외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2020년 이후 중단됐던 행사들이다.
55명의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서울 강동구의 한 보육원은 어린이날을 맞아 영화관에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하기로 했다. 이 보육원 원장 최모(58)씨는 “후원자들이 식대를 내주기로 해서 영화 관람 후에 음식점에서 다 같이 식사도 하기로 했다”며 “5월 중순부터는 자원봉사자들의 단체 방문도 다시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종로구에 있는 한 보육원은 어린이날에 작은 운동회를 열기로 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초청하고 줄다리기나 2인3각 달리기 같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 어린이날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중단했던 행사다.
보육원 관계자는 “어린이날은 보육원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고 좋아하는 행사”라며 “코로나19 때문에 후원자들도 오지 못했는데 올해 행사에는 10여명 정도 후원자들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의 다른 보육원도 푸드트럭과 찾아가는 문방구 같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을 두 조로 나눠서 한 조는 문방구에서 물품을 팔고, 다른 한 조는 물품을 사는 역할놀이다. 행사에 필요한 문구류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마련했다.
서대문구의 한 보육원은 아이들이 직접 라디오 방송을 제작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고, 다른 아동복지센터도 한강공원에서 20여명 정도 아이들이 모여서 소풍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끊겼던 자원봉사자의 방문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용산구의 보육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보육원 외부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화를 이루고 성장해야 하는데 지난 2년은 그런 경험이 없었다”며 “요즘은 일주일에 2~3건씩 자원봉사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일을 돕는 자원봉사자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있다. 보육원 관계자들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학습지도 자원봉사는 빨리 재개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 보육원 관계자는 “일대일 학습봉사는 다시 받으려고 준비 중인데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며 “예체능 수업은 보육원 교사들이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라도 빨리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