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군인이 국가를 상대로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지연 이자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가 패소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사건이 행정법원 관할이므로,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군인의 보수와 관련한 소송은 행정재판에서 다룰 사건인데 민사재판으로 처리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법원 청사 전경. /뉴스1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윤필용 사건’에 연루됐던 전직 군인 송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기타(금전) 소송 상고심에서 송씨가 패소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하라고 판결했다.

‘윤필용 사건’은 박정희 정권 시절 당시 군부 실세였던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소장)이 “박 대통령은 노쇠했으니 후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그를 따르던 장교들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대거 처벌받은 사건이다.

송씨는 육군 소령으로 근무하던 중 윤필용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육군교도소에 수감됐다가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송씨는 재심을 통해 1976년 1월 공소 기각 결정을 받았다. 공소 기각은 법원이 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실체적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절차다.

공소 기각 결정 후 송씨는 헌병 소령으로 복직됐지만, 돌연 전역지원서를 내 1976년 4월 전역 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송씨는 40여년 뒤인 2016년 9월 서울행정법원에 전역 명령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타의에 의해 억지로 전역지원서를 썼다고 했다. 송씨는 이듬해 9월 무효 판결을 확정받았다. 송씨는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1978년 5월 31일자 정년 전역’ 명령을 다시 받았다. 또 전역을 빨리해 못 받았했던 급여 951만6730원을 받았다.

송씨는 2022년 3월 서울중앙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금전 소송을 제기했다. 국방부가 급여 일부를 늦게 줘서 그 이자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1심은 송씨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3년의 국가배상청구권 시효가 소멸됐다고 했다.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해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송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송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 소송을 관할법원인 서울행정법원에 이송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1심은 송씨의 청구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하면서도 행정법원에 이송하지 않고 그대로 판결했고, 2심에서는 송씨가 행정법원에 이송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음에도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송씨의 주장을 배척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