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생들이 동문 여성 등의 사진을 이용해 음란물을 만들고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딥페이크(N번방)’ 사건 공범 박모(29)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5년보다 형량이 6개월 줄어든 것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안희길 조정래 진현지)는 20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를 받는 박씨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박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의 정보통신망을 통한 공개·고지,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씨) 범행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박씨는 2심에서 이 사건 모든 범행의 피해자인 이모씨와 합의했고, (1심부터 지금까지) 합의한 총 6명의 피해자들과 관련된 허위 합성되고 반포 제공된 사진 또는 동영상 개수가 상당수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범행으로 받은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고, 이 사건 사진 또는 동영상이 유포될 것을 우려하면서 불안 속에 살아가게 되는 등 가상 공간을 이용한 이 사건 범행의 특성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실질적 피해 회복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박씨는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허위 영상물 400여개를 제작하고 1700여개를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허락받지 않고 촬영한 성관계 영상 등 파일 293개를 컴퓨터에 저장해 소장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 주범인 서울대 출신 박모(41)씨와 온라인 메신저로 연락해 함께 여성 수십명의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공범 박씨는 서울대 졸업생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지난해 8월 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가 촬영한 촬영물이나 소지, 가공하거나 게시한 허위 영상물의 내용은 일반인 입장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불쾌하고 저속하며 역겨운 내용”이라며 “영상물 개수와 피해자와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불량하다”고 했다.

박씨와 검찰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2심에서도 박씨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