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은 재판관 개인 성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고 31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법률대리인단과 국민의힘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분이 있었다며 공정한 재판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 뉴스1

이날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 정도가 중대한지 여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해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 성향에 의해 좌우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 심판 본질을 왜곡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법부 권한 침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문 권한대행은 2011~2013년 소셜미디어(SNS)에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대표와 최소 7차례 정치적·개인적 현안에 대해 소통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판사 시절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는데,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문 권한대행은 같은 해 블로그에 유엔군 참전 용사 묘역을 방문한 뒤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유엔군을 비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원문을 읽어보라”며 당시 블로그 글 링크를 올렸다.

천 공보관은 “문 권한대행은 이재명 대표와 페이스북 친구 관계는 아니고, 10여년 전 댓글 대화 내용까지 기억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SNS 댓글로 이뤄진 대화가 탄핵 심판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재판관의 경우, 친동생인 이상희 변호사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산하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은 사실이 문제가 됐다. 이 단체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가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 황필규 변호사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직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에 동참하고, 국회 측 대리인단 공동대표인 김이수 변호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 재단에 근무 중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을 보류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다. 마 후보자는 노회찬 전 민노당 의원에게 후원금을 내고, 6일 뒤 민노당 관계자에게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됐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증인으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추가로 채택했다. 백 차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 점검에 합류한 보안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 달 11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