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 아이에스동서 등 아파트 기초공사에 쓰이는 콘크리트 파일(철근·골재·시멘트 기둥)을 만드는 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줄줄이 패소했다. 기업들은 콘크리트 파일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납부명령 및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공정위 손을 들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김대웅 김상철 배상원 부장판사)는 지난 8일 KCC글라스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납부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하고 회사 측이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공정위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제기한 아이에스동서와 명주 등에 대해서도 원고 패소로 판결하고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1년 6월 콘크리트 파일을 판매하는 24개 회사가 2008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콘크리트 파일 판매가격(기준가격×단가율)을 책정하는 기준가격을 4차례 올리기로 합의하고 단가율을 60~65% 수준으로 맞추기로 담합한 것으로 보고 1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또 기업들이 2008년 12월~2014년 9월 콘크리트 파일의 생산량·출하량·재고량 등 정보를 교환하고 업계 전체 재고량 수준이 적정 재고량 수준을 웃돈다고 판단되면 생산공장 토요휴무제를 실시, 공장 가동 시간 단축 등을 합의해 생산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2009년 4월~2014년 9월에는 건설사가 실시하는 콘크리트 파일 구매입찰에서 순번을 정해 물량을 나누기로 하고 견적 제출 때 사전 합의한 기준가격과 단가율을 준수하기로 합의했다고도 지적했다.
이 같은 공정위 처분에 KCC글라스, 아이에스동서, 명주 등 일부 기업은 담합 기간이 잘못 산정됐고 공정위의 매출액 산정 방식도 잘못됐다며 각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공정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파일 등을 기업 매출액에 포함한 공정위 산정방식은 담합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관련 상품이므로 적법하다”며 처분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담합 기간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에서는 업체 간 담합을 했다는 외형이 없더라도 상호 간 의사 연결이 있었다는 상호성이 보이면 담합으로 인정되고, 담합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기간에도 사전에 합의된 기준가격 및 단가율을 계속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을 봤을 때 원고 주장이 이유 없다”며 공정위 승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