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탔던 이희진(37) 씨를 소환했다. 가상화폐의 하나인 피카(PICA) 코인과 관련한 사기 사건에 연루된 혐의 때문이다. 피카 코인 발행사 피카프로젝트는 이 가상화폐를 소유하면 고가의 미술품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피카프로젝트는 코인 거래량을 부풀리고 시세조종(market making)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와 그의 동생인 이희문(35) 씨가 피카프로젝트와 부정행위를 함께 저지른 공범이라고 보고 있다.

재력 자랑하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 / 연합뉴스

조선비즈 취재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부장검사)은 6일 오전부터 이희진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씨 동생인 이희문 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지난달 말 여러 차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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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씨 형제가 피카프로젝트 경영진과 공동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당이득을 편취했다고 밝혔다. 피카 코인으로 유명 미술품에 조각 투자를 해 공동 소유할 수 있다는 정보를 흘린 뒤, 코인 시세를 띄우고 매도하는 방식이다. 시세조종을 통한 사업 수익 역시 이씨 형제와 피카프로젝트 경영진이 나눠 가졌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피카프로젝트 대표인 송 모(23) 씨와 성 모(44) 씨는 지난달 9일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이 허상에 가까운 사업 모델을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시세를 조작해 338억원을 가로챈 혐의가 있다고 본다. 이 사건 피해자는 1만 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검찰은 송 씨의 사기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 형제가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1월에는 이 씨 형제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형제에 대해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이희진 씨는 2013년부터 여러 방송에 출연해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고가의 부동산과 차를 자랑해 ‘청담동 주식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2014~2016년 비인가 투자회사를 세워 약 13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2016년 구속기소 됐다. 이 씨는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020년 3월 만기 출소했다. 검찰은 이 씨가 출소한 해에 가상화폐 컨설팅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송 씨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