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에서 경찰특공대가 순찰을 하고 있다. 경찰은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후 온라인 공간에서 또 다른 ‘오리역 살인예고’ 글이 작성돼 성남시 분당지역에 인력 98명을 긴급배치 했다./뉴스1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살인 예고’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에서도 한 고등학생이 유사한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6일 충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A(17)군은 전날 오전 2시 24분쯤 SNS에 천안시 서북구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며 흉기 모양 사진을 올려 협박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해당 게시글을 본 시민 신고를 받고 글 작성자 ID를 추적했고, 충북에 있는 한 펜션에서 A군을 검거했다. 당시 A군은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다가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올렸던 흉기 사진도 이쑤시개를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A군 사례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경기도 용인에서는 테마파크 에버랜드에서 흉기로 사람들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SNS에 게재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 글을 올린 B(16)군을 임의동행해 조사하고 있다.

B군은 자신의 트위터에 “저도 유행 참여해 봅니다. 저 오늘 에버랜드 가는데 3시부터 눈에 보이는 사람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다 죽일 겁니다. 그렇게 아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가족과 함께 에버랜드를 방문하면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도 4일 오후 5시 50분쯤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체포했다.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서울 강서구의 한 자택에 있던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살인 예고’ 글 작성자 30명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도 여러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림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지난달 21일부터 전날 오전 7시까지 최소 42건의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3일 전담대응팀을 구성해 살인 예고 게시물 작성자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검거된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협박이나 특수협박 혐의뿐 아니라 살인이나 상해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예비나 상해예비 혐의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