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검찰총장 후보자는 18일 “앞으로 국민 목소리를 더욱 겸손하게 경청하고 검찰 구성원의 힘을 합쳐 기본권 보호에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직후인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총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많이 부족한 사람으로, 비결이나 지름길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 등 기본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공정하게 검찰을 이끌어가라는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지명 소감을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에게 별도의 메시지를 받진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검찰 내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 중 한 명이다. 이 때문에 그의 총장 후보 지명을 두고 벌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밖에서 염려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검찰의 중립성은 국민 신뢰의 밑바탕이자 뿌리로, 검찰 구성원 모두 중립성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 가치를 소중하게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직 고검장급 중 막내 기수가 총장으로 지명돼 조직의 연소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검찰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서 국민 기본권 보호 책무에 대해 한뜻을 갖고 같은 마음으로 일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입장 발표를 마친 뒤 대검 청사에 마련된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이 후보자가 헌화한 꽃 바구니에는 ‘검찰총장 직무대리 이원석, 우리는 여러분들을 기억합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작년에 만들어진 이 공간은 업무 중 사망한 검찰 구성원들의 이름이 비석에 새겨진 곳으로 대한민국 최초 검사이자 외교관이던 이준 열사를 비롯해 고(故) 김홍영 검사, 검찰수사 중 유명을 달리한 백모 수사관,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남부지검 검사의 이름 등이 새겨져 있다.
이 후보자는 추모의 벽 앞에서 묵념을 마치고 직원들에게 과거 자신과 함께 대검에서 일한 검찰 직원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모 계장이 제가 대검에서 과장으로 근무할 때 저희 부속실에 있었다. 참 착하다”며 “이 계장이 승진해서 서울동부지검으로 간 뒤 같이 등산에 갔는데 수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길래 잘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그는 내달 시행되는 ‘검수완박 법안’ 후속 대응이나 진행 중인 수사 등 현안에 관한 질문에는 “아직 후보자이기 때문에 인사청문 절차 진행 과정에서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