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석가 선대인씨가 통신장비 업체 중앙첨단소재(051980)에 30억원을 투자한다. 유튜브 구독자 40만명을 거느린 선씨는 그동안 중앙첨단소재를 배터리 소재 관련주로 꼽아 투자자들에게 소개해 왔다.

선씨는 2018년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경선에 출마했었는데,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꾸린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에 기획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중앙첨단소재는 선씨 투자 소식에 정치테마주에 편입되며 15일 하루에만 21.94% 급등했다.

다만 민주당은 선씨가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에 기획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보도 이후 밝혀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처음에 참여자로 거론된 것은 사실이나 최종적으론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했다.

선대인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선대인 TV'에서 중앙첨단소재에 대한 정보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유튜브 화면 캡처

중앙첨단소재는 운영자금에 쓸 1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유상증자에 따라 276만주가 3624원에 새로 발행된다. 신주는 6월 4일 상장되는데, 상장 이후 1년간 전매 제한된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의 70%는 아베니어파트너스가, 나머지 30%는 선씨와 그의 아내 김태현씨에게 배정된다.

이와 관련해 선씨 측은 “중앙첨단소재는 전해액 업체인 엔켐과 함께 합작법인 EDL을 세워 전해액 원재료인 리튬염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앙첨단소재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유망한 투자처로 봤기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던 박순혁 작가와 함께 2차전지주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천해 온 선씨가 등장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가뜩이나 최근 코스닥시장은 대선후보들의 동향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선씨가 경제 분야에 있어 이재명 후보의 ‘브레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잇따르면서 중앙첨단소재로 개미 투자자들이 몰렸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서 중앙첨단소재를 2차전지 관련주로 꼽아 왔다. 지난달에는 중앙첨단소재가 주주총회에서 새만금 산업단지 내 리튬염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구독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씨 측은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테마주 투자를 배격하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정치 테마주를 의도하고 투자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사 정치테마주로 얽혀서 주가가 오른다고 해도 1년 동안 보호예수로 자금이 묶인다”며 “이로 인해 이득을 얻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뉴스1

다만 선 씨의 설명과 달리 회사의 사업 내용을 보면 중앙첨단소재를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하기는 애매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무엇보다 2차전지 관련 사업의 매출 비중이 미미하다. 지난해 기준 중앙첨단소재의 매출 95%는 건축자재와 통신장비 판매 사업에서 발생했다. 이 외에 중앙첨단소재는 2차전지 기초 소재인 리튬염을 매입해 판매하는 소재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하다.

회사는 새만금 산업단지에 공장을 지어 리튬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새만금 부지에 지난해 1단계 공사에 착공해 내년 3단계를 거쳐 완공돼야 한다.

앞서 선씨는 코스닥 상장사 젬백스(082270)에도 자금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 젬백스는 선씨와 그의 아내 김씨를 대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는데, 투자 규모는 각각 45억원, 총 90억원 규모다.

당시 선씨는 “최근 젬백스 탐방을 갔다가 BW에 참여할 기회가 마침 바로 생겨서 하루이틀만에 급하게 결정하게 됐다”며 “상당한 리스크를 지고 투자했다”라고 말했다. 선 씨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젬백스 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12월 초 1만5000원 부근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최근 3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상장사가 발행한 메자닌에 투자하고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면서 과거 선씨의 투자 이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선씨는 박순혁 작가가 과거 홍보이사로 재직하던 금양(001570) 주식 8만3837주를 매수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박 작가가 미공개 정보를 먼저 선 씨에게 알려 부당이익을 보게 했다고 의심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선씨와 박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추가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박 작가와 선씨가 함께 투자를 추천하고 선씨도 직접 투자했던 금양은 현재 상장폐지 위기다.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한국거래소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상장폐지 결정은 다음달 중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