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 소프트웨어업체 유엔젤(072130)이 올 초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던 2대주주 더원엠티에스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이틀 전 태그얼롱(Tag-along·동반매도권) 합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유엔젤이 제3자에 경영권 및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더원엠티에스도 함께 관련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결된 것이다.

유엔젤 로고. /유엔젤 제공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엔젤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감사 선임 요구 등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지 않는 조건으로 2대주주인 더원엠티에스의 태그얼롱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주주제안 합의 안건을 의결했다. 태그얼롱은 지배주주가 지분을 팔 때 다른 주주들도 동일한 가격에 팔아달라고 요구할 권리를 뜻한다.

같은 날 유엔젤의 최대주주인 박지향 이사장과 유지원 대표 등 특별관계자들은 더원엠티에스와 주식 양수도 및 동반매도 관련 내용을 담은 주주 간 합의서도 작성했다. 앞으로 최대주주 측이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경우 더원엠티에스의 지분 또한 동일한 조건으로 매도할 수 있다. 이를 어길 시 최대주주는 더원엠티에스에게 위약벌로 6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대신 더원엠티에스의 의결권 전체는 유엔젤 측에 위임된다.

이번 합의로 유엔젤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소송 등 분쟁 리스크를 해소했고, 더원엠티에스는 엑시트(자금 회수) 기회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더원엠티에스 관계자는 “2대주주로서 회사 경영권을 무리하기 인수하기보다 상호 협력해 불필요한 소모전을 끝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앞서 더원엠티에스는 올해 2월 9.91%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바꾸며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동시에 이사·감사 신규 선임 및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배당 등 주주제안을 하고, 지난달 21일에는 소액주주들에게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유엔젤의 최대주주는 박지향 이사장과 유지원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으로, 유엔젤 사내근로복지기금 지분(7.50%)을 포함해 17.0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표 대결과 달리 지난달 28일 열린 유엔젤 정기 주총에서는 평균 96.5%의 찬성률로 안건들이 모두 통과됐는데, 주총 이틀 전 맺은 주주 간 합의 영향으로 보인다. 유엔젤은 더원엠티에스 요청에 따라 자사주 50만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고, 사측이 제시했던 사내·외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1주당 200원의 현금배당 안건은 사측의 1주당 40원 현금배당안과 조율해 70원으로 수정 후 의결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태그얼롱 합의로 유엔젤이 사업 관련성을 가진 다른 기업에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유엔젤은 국내 유아 대상 스마트러닝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이에 대해 유엔젤 측은 경영권 매각 의사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엔젤 관계자는 “상도의상 사전에 (경영권·주식 매각 등) 그런 일이 있으면 2대주주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과거에도 여러 번 관련 제안이 들어온 적은 있지만, 유엔젤은 경영권 매각 진행에 대한 의사가 현재도 향후에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