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에 대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의 주식이 희석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78만원에서 70만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 ‘중립(HOLD)’를 제시했다.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종가는 72만2000원이다.
21일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 방산 현지화, 합작법인(JV)을 위한 미국 전투함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당위성은 공감한다”면서도 “자금 조달 방식은 아쉽다”고 했다.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2조4000억원은 타법인 증권을 취득하는 데에 쓰고, 나머지는 시설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로 진행한다. 유상증자를 심사하는 금융감독원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금감원은 “K-방산의 선도적 지위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유상증자가 아니라 회사의 영업이익을 동원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5년간의 자본적 지출(CAPEX)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 3조5000억원과 이후의 꾸준한 이익에서 충분히 조달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가) 3~4년에 집중된다고 가정해도 다른 자본 조달 방식은 불가했는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이라고 부연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로 받은 자금 중 1조6000억원은 해외 방산 투자에 쓰고 국내 방산 CAPEX엔 9000억원, 해외 조선에 8000억원, 무인기 엔진에 3000억원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투자자를 두 부류로 나눠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회사의 유상증자에 공감하는 투자자가 대상이다. 그는 “한화의 미국 특수선 사업 진출에 빠른 투자를 격하게 찬성하는 투자자라면 다음 달 22일까지 매수해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장기 투자 전략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대상인 유상증자에 공감하지 못하는 투자자와 관련해 “과거 한화의 투자 실패 사례(오버에어, 페이저 등)를 곱씹는 리스크에 민감한 주주라면 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하는 기업가치배수인 주가수익비율(PER) 20배보다 낮춰 보고 기다리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