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채 투자가 이자수익, 자본차익, 환차익 등 삼박자가 맞으면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다만 KB증권은 오는 4월로 예고된 2026년 연간 예산법의 재정 목표에 따라 금리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20일 KB증권에 따르면 만기 약 3년 브라질 국채의 지난해 손실률은 원화 환산 기준 10%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난 18일 기준 12~13%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난해 부진을 털어낸 셈이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절반 이상의 성과가 환차익에서 발생했다”며 “높은 실질 금리와 관세 우려에 대한 면역력이 원화 대비 헤알화 강세를 이끌었다”고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현재 브라질 채권 2억4200만달러(약 3500억원)어치 보유 중이다. 브라질 채권은 높은 이자 수익률에 더해 한국·브라질 조세 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이 비과세되는 혜택이 있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브라질 재정 적자 우려로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브라질 국채 투자에 비상이 걸렸었다. 인플레이션 탓에 기준금리를 줄인상한 것도 악재였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을 하락하기 때문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19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4.25%로 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다섯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75%포인트 올렸다. 특히 최근 세차례 연속 1%포인트씩 인상했다.
박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이어지겠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 추세가 이달 초를 고점으로 진정된 점에 주목했다. 또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저점(6.1%)에서 6.5%로 올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고점에서 반락했다. 긴축적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만큼, 강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장기 금리가 기준금리에 앞서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박 연구원은 “2026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오름세여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5월 통화정책회의에선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브라질의 예산 지침법이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박 연구원은 내다봤다. 브라질 예산 지침법은 2026년 연간 예산법의 수립과 집행을 설정하는 것으로 재정 우선순위, 지출 한도, 세수 전망 등을 결정한다. 브라질 정부가 2024년에 예산 지침법을 통해 재정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급등과 헤알화 약세를 불렀다.
박 연구원은 “예산 지침법 제출 기한은 오는 4월 15일”이라며 “재정 건전성 우려를 다소 낮추는 정책이 담긴다면 장기 금리 하락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고비인 재정 건전성 리스크까지 확인하고 브라질 장기 국채에 관심을 둬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