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했다.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상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2회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유지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 분포에 변화가 나타나고, 경기·물가 예상치도 조정되면서 증권사별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다르게 전망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밤사이 공개된 점도표의 2025년 중간값은 3.875%로 기존과 같았다. 하지만 올해 2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한 연준 위원은 15명에서 11명으로 줄었다. 금리 1회 인하 또는 동결을 전망한 위원은 4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9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의 여파가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아직 실물 지표(Hard Data)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금리인하 속도를 두고 신중론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transitory)”일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영향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과 FOMC 성명문, 경제전망예측(SEP) 등을 토대로 증권사마다 다른 기준금리 횟수 전망치를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3회에서 2회로 조정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금리인하가 어렵고 9월과 12월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고 물가도 둔화 경로를 유지하고 있어 연내 3회 인하를 전망했다”며 “그러나 미국 경제와 고용 모두 견조한 가운데 당분간 연준의 정책 우선수위가 물가안정이 될 것으로 봐 금리인하 횟수를 2회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올해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6월과 9월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을 점검하면서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보이겠으나, 성장 하방 위험시 움직일 수 있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6월과 9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의 금리인하 횟수가 한차례일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황지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낮췄으나, 최근 2개월간 상승한 상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점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속도를 바꿀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시장에선 금리인하 횟수가 더 많은 것이란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FF)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회 이상 인하할 확률을 54%로 반영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기조 속에서 경기 성장을 관리하고자 할 것인 만큼 3회 금리인하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두고선 전망이 엇갈리지만, 오는 2분기(4~6월) 관세 정책의 영향이 분명해져야 연준의 방향도 명확해질 것이란 의견은 같았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며 “상호관세의 윤곽이 잡히고, 그로 인한 물가 변동이나 심리, 실물지표의 변화를 확인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