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페이스X와 퀄컴, 브로드컴에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라고 밝히고 있는 센서뷰(321370)가 이번에는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하지만 회사는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자본잠식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업계에서는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회사가 올해 또 다시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오전 현재 센서뷰는 5% 안팎 하락하고 있다.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던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는 모습이다. 전날 센서뷰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회사가 미국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센서뷰는 이스라엘에 있는 엔비디아 연구소에 케이블 조립체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은 공시가 아니라 일부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에 전해졌다. 김병남 센서뷰 대표는 “이번 공급을 계기로 글로벌 최첨단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공급 업체로서 입지를 다졌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AI 및 고속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센서뷰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센서뷰가 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힌 회사는 모두 알만한 글로벌 기업이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와 퀄컴, 브로드컴 등 반도체 업체와 국내 대기업도 언급된다. 회사의 사업보고서나 공시에서는 해당 기업과의 계약을 확인할 수 없지만 회사는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투자자에게 꾸준히 글로벌 기업에 대한 납품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IT 공룡들의 공급사라는 회사 주장이 무색하게 센서뷰는 상장을 유지하려면 당장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한계기업이다. 회사는 설립 이후 한 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
에이스테크(088800) 출신인 김병남 대표가 2015년 오킨스전자(080580)와 함께 설립한 센서뷰는 케이블 조립체와 안테나 등 통신 장비를 생산한다. 지난 2023년 7월 소부장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센서뷰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본격적인 제품 양산 체계를 구축해 흑자 전환하겠다고 자신했었다.
그런데 매출액보다 매출원가가 높은 기형적인 사업 구조 때문에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상장 1년 만에 유상증자를 하기도 했다. 2023년 7월 상장하면서 조달한 자금이 175억원인데, 상장 1년 만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185억원을 외부에서 끌어왔다.
유상증자 덕분에 겨우 자본잠식을 피했지만, 지난해 다시 178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업을 지속하면 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192억원)가 자본금(206억원)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사이 김병남 대표의 지분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회사는 당초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최대주주인 김병남 대표와 특수 관계인 강경일 전무가 각각 배정주식의 20%만 청약에 참여하는 등 청약률이 저조해 조달한 자금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센서뷰는 지난해 유상증자뿐 아니라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면서 추가로 자금을 수혈하기도 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김 대표는 배정받은 신주인수권을 한양증권과 DS투자증권, NH투자증권,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키움증권 등에 매도해 약간의 자금을 더 회수했다.
상장 전 16.0%였던 김 대표의 지분율은 공모 직후 13.5%로 낮아졌고 유상증자 등을 거쳐 현재 9.5%로 더 낮아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올해 또 다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면하려면 자본금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은 매출액 등 실적 기준을 일정 기간 달성하지 못해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되지만,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이라도 예외 없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결국 유상증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올해는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