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매각 자문 전문기업 MMP는 국내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의 신흥 강자로 꼽힌다. 2022년 설립과 동시에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로의 소비재 기업 경영권 매각을 이끌었고, 이후로도 중소·벤처기업 M&A 거래를 잇따라 매듭지으면서다.

설립 3년 차인 작년에는 5건 거래(투자유치 포함)를 성사했다. 전년 대비 66% 늘어난 것으로 국내 M&A 자문 시장을 양분하는 대형 회계법인 삼일PwC와 삼성KPMG를 빼면 건수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DA파트너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MMP가 꺼내든 중소기업 M&A 특화 전략이 통했다. MMP는 거래 금액 1000억원 이하, 그중에서도 매각 측 자문을 주로 수행한다. “중소기업 M&A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김규현 MMP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만휘 MMP 이사도 동석했다.

중소기업 매각 자문 전문기업 MMP의 김규현 대표(왼쪽)와 한만휘 이사.

MMP에 따르면 국내 M&A 시장에서 거래 건수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딜은 거래 금액 1000억원 미만으로 갈음되는 중소기업 M&A 딜(거래)이다. 실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이뤄진 전체 M&A 1564건 중 1171건이 중소기업 M&A였다.

김 대표는 “이른바 조 단위 빅딜에 비해 조명을 받지 못할 뿐 M&A 건수 기준 거래의 중심은 중소기업 M&A다”면서 “삼일PwC만 해도 지난해 110건의 M&A 딜을 자문했는데 건당 거래 규모로 치면 1000억원을 조금 넘는 12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딜로이트안진과 마일스톤 등 회계법인에서 M&A 자문과 기업가치 평가를 주로 수행한 15년 차 회계사인 김 대표는 일찌감치 중소기업 M&A 시장의 성장을 예상했다. 여기에 이따금 대형 딜에 밀려 낮은 가치에 쉬이 팔리는 중소기업 M&A 딜이 아깝기도 했다.

김 대표는 “기업 매각이라는 게 창업자 대표들에게는 일생에 한번 있는 이벤트인데 적절하게 평가받는 일이 적었다”면서 “M&A 거래에 익숙한 매수자 측은 실사로 괴롭히고, 협상으로 시간을 끄는 식의 전략을 펴는데, 이에 맞서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MMP의 성장 전략은 매각자 측에 서는 것 하나다. 대신 매각이 가능할 좋은 기업을 택해 시간을 갖고 오래 지원한다. 올해 2월 거래가 완료된 액세서리 패션 브랜드 이룸디자인스킨의 경우 첫 대표 미팅부터 M&A 거래 종결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는 “자문사가 하는 일은 단순히 매물로 나올 좋은 기업을 찾아 해당 기업을 잘 키워줄 인수자를 연결하는 것이 끝이 아니다”라면서 “지난한 협상의 기간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창업자 대표의 심리를 다잡고, 사업을 잘하도록 돕는 것도 큰 일”이라고 말했다.

MMP는 인수자 물색이 가장 큰 어려움인 중소기업 M&A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의 ‘딜테이블’도 구축했다. 기업 재무 정보, 매각·인수 니즈, 잠재 인수 후보, M&A 딜 사례 등을 자체 리서치팀이 데이터베이스로(DB) 구축해 거래 성사 확률을 높인 게 핵심이다.

한만휘 이사는 “지난달 말 기준 잠재 매물 후보 기업 947개, 인수 후보군 1586곳 등을 포함 다양한 M&A 관련 정보가 DB로 구축돼 있다”면서 “DB를 기반으로 최근엔 중소기업 M&A 외에 스타트업으로 불리는 벤처기업 매각 자문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규현 MMP 대표.

김 대표는 중소기업 M&A 시장이 앞으로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자들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경영 승계가 이뤄지지 못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국내 제조 중소기업의 20%에 후계가 없다는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추산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의 정책 지원도 중소기업 M&A 시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승계가 곤란한 중소기업의 지속 경영을 위해 현행 가업승계(친족) 개념을 기업승계로 확대, 기업승계특별법을 연내 발의하기로 했다. 제3자 기업 인수 시 금융 지원 등의 혜택을 담을 전망이다.

한 이사는 “아버지가 일군 중소기업을 이어받는 대신 자신의 인생을 살겠다며 부친에게 매각하자고 설득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더 많다”면서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일본에선 이미 15년 전부터 중소기업 M&A가 활성화돼 조 단위 몸값의 M&A 자문 상장사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MMP도 중소기업의 M&A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언젠가 일본M&A센터와 같은 규모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일본M&A센터는 일본 현지 중소기업 M&A 자문에 특화하는 전략으로 꾸준히 성장, 연간 3500억원 넘는 매출을 내는 기업이 됐다. 일본 증시에도 상장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 고용의 81%, 부가가치의 65%를 담당하는 한국 경제의 핵심 주체”라면서 “중소기업 창업자 대표들에게 좋은 엑시트(Exit) 기회를 제공하면서, 향후 회사도 성장·발전하는 거래를 계속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