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반등과 함께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코스닥지수가 결국 하락 마감했다. ‘관세 전쟁’ 경계감에 더해 미국 정부 셧다운(연방정부 운영 중단) 우려가 고개를 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는 13일 2573.64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18포인트(0.05%)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초반 2600.07까지 뛰었으나 이후 힘을 잃으면서 2561.02까지 밀렸다.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 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 영향으로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상승 전환하지는 못했다.
코스닥지수의 흐름도 비슷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장 초반 737.29까지 뛰었으나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전날보다 6.69포인트(0.92%) 내린 722.8로 장을 마감했다.
일차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따라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밤사이 올랐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 선물이 이날 국내 증시 정규장이 열리는 동안 내림세로 돌아섰다.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기는 했지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앞으로의 흐름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불거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하원의회에서 간신히 통과한 임시 예산안이 상원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부 폐쇄가 진행되면 경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엔화 강세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이날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강한 임금상승이 이어지고 실질 임금과 소비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발언 이후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147엔으로 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BOJ가 오는 7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우에다 총재의 발언이 BOJ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경기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926억원, 64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 445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도 2100억원가량 ‘팔자’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60억원, 1191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만 21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005930),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등은 주가가 내렸다.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NAVER(035420)는 전날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대장주’ 알테오젠(196170)을 비롯해 코오롱티슈진(950160), 클래시스(214150) 등의 주가가 강세였다. 에코프로비엠(247540), HLB(028300), 에코프로(08652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등은 주가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