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방비를 줄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조선주(株)가 20일 장 초반 약세다. 미 해군 함정 사업 등을 기대하며 올랐던 만큼 악재로 본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 주식은 20일 오전 9시 29분 코스피시장에서 14만7100원에 거래됐다. 주가가 전날보다 9.48%(1만5400원) 하락했다.
이른바 ‘조선 빅3’인 HD현대중공업(32918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도 모두 약세다. 상대적으로 특수선 사업부가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낙폭이 더 크다.
미국 국방비 감축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앞으로 5년간 매년 8%씩 국방 예산 삭감 계획 마련을 지시했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국방예산이 8500억달러(약 120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첫해에 8%만 삭감해도 680억달러(약 100조원)가 줄게 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주가가 밸류에이션(Valuation·기업 평가 가치)을 평가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증권사 보고서도 나왔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에 대해 “측정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도 지금 밸류에이션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을 두고선 “HD현대중공업의 미국 시장 진출 가치를 최선의 경우로 가정해도 지금 주가는 비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 의견도 ‘중립’으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