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으나,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를 암시하며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함에 따라 현재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후 금융감독원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앞으로 발표되는 물가·고용 등 경제 지표와 정책 영향을 반영해 연준의 금리 경로가 결정되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이민 관련 정책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대표부 등에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와 부당한 관행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오는 4월 1일 나올 예정인 무역관행 검토보고서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우려가 부가될 수 있는 상반기 동안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금융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에게 ▲산업 보조금·관세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 변화에 민감한 산업·기업군에 대한 영향분석 강화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 인공지능(AI) 출현에 따른 주식 시장 변동성과 관련 산업구조 변화 점검 ▲대출, 채권 발행 등 기업 자금 조달 실태 점검 ▲금융회사 충당금 적립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