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053950)의 1대주주로 작년 11월 ‘깜짝’ 등장한 치과 보철물 업체 미니쉬테크놀로지가 추가 지분 확대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미니쉬테크는 1대주주 등극과 함께 경영 참여 선언을 했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사이 기존 최대주주였던 휴마시스(205470) 측은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등 혹시 있을지 모를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니쉬테크와 10%포인트 이상 지분 차이를 벌렸다.

대표제품 ‘레모나’를 내세운 경남제약 로고.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분율이 기존 9%에서 3.8%로 줄었다고 밝혔다. 세부 내역을 보면 보유 중이던 8회차 전환사채(CB)를 주식회사 인콘에 지난달 9일 팔았다. 인콘은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빌리언스의 계열사다. 빌리언스는 지난달 특수관계자에 인콘(083640)을 추가하고 지분율이 30.34%로 높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5월 체외진단기 전문기업 휴마시스가 480억원을 들여 당시 최대주주(19.84%)였던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현 빌리언스) 지분과 경영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인수했다. 휴마시스는 2023년 2월 코스닥 시장의 인수합병(M&A) 큰손으로 알려진 남궁견 회장의 회사(아티스트·인스코·인콘·남산물산 등)에 매각됐다. 즉 경남제약 지배구조 상단에는 남 회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해 11월 6일 미니쉬테크가 지분 20.12%를 확보했다며 깜짝 공시에 나섰다. 10월 23일 유상증자 과정에 참여해 약 300만주를 사들인 후 장내 매수를 통해 112만주 이상을 추가 매수한 것이다. 특히 미니쉬테크가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히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만 해당 공시 이후 미니쉬테크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휴마시스는 51억원을 들여 7회차 CB를 인수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고, 계열사 인콘까지 특수관계자로 추가해 지분율을 기존 19.84%에서 30.34%로 높였다.

공시 상 미니쉬테크는 작년 10월 30일~11월 1일 경남제약 지분을 집중 매수(1121만1469주)했는데, 당시 기타법인 매수 거래량(1146만2358주)의 대부분이다. 이후 다음 거래일인 11월 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두 달간 기타법인 매수량은 21만6729주에 불과해 유의미한 지분 확보는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니쉬테크는 15일 종가 기준 82억원(1044만4904주)어치를 더 사야만 휴마시스 지분율을 앞서게 된다.

적은 지분으로도 주주권을 행사할 수야 있지만, 미니쉬테크의 경우 딱히 주주 제안할 만한 내용이 없다. 휴마시스가 지난해 5월 경남제약을 인수했기에 임원 선임 등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만한 사안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경남제약의 임원은 대표이사와 사내·외이사, 감사를 포함해 7명인데, 모두 2027년 6월 10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경영권 분쟁 테마로 주목받았던 경남제약 주가는 지난해 11월 6일 97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15일 기준 781원으로 20%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아직 미니쉬테크는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사들인 주식을 현재 주가에 매각하게 되면 13억원가량의 차익을 얻게 된다. 미니쉬테크 관계자는 “경영 참여 계획은 따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