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005830) 주가가 최근 6개월 중 최저가를 찍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대규모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영향이다. 한화투자증권은 DB손해보험의 손실 규모를 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DB손해보험 주식은 14일 코스피시장에서 9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8.12%(8100원)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른바 ‘검은 월요일’ 이후 가장 낮은 주가 수준이다.
LA 산불 여파로 풀이된다. 잇달아 난 불이 일주일째 잡히지 않으면서 13일(현지시각) 기준 24명이 숨지고 23명이 실종됐다. 18만명 이상이 현재 대피 중이고 건물 1만2000채 이상이 피해를 봤다. 피해 면적이 서울시 3분의 1 이상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보험사 가운데 DB손해보험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DB손해보험이 2023년 하반기 하와이와 괌에서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금 및 복원보험료로 1800억원 수준의 손실을 인식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산불로 1000억원대 초반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 피해 접수는커녕 재해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실액을 추측하는 것은 매우 큰 오차범위를 지닐 것”이라면서도 “재보험 보장 한도가 500억원대인 가운데 (손실 규모가)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손실액의 상한을 더 높게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손실액 1000억원을 반영해 DB손해보험 목표주가를 13만6000원에서 12만9000원으로 5%가량 낮춰 잡았다. 다만 김 연구원은 “손실액 추산은 어렵지만, DB손해보험 주가가 8% 이상 하락한 것은 과민하다고 판단한다”며 “현지 익스포저가 큰 미국 본토 보험사보다 주가 낙폭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