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거래일(12월 30일)과 2025년 첫 거래일(1월 2일) 코스피 지수는 연일 하락하며 2400선 밑을 맴돌았다. 탄핵 정국 속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상승 부담이 반영된 탓이다. 그래도 3일 코스피 지수는 중국 경기 부양책 발표와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세 등에 힘입어 다시 2400대로 올라섰다.

그래픽=정서희

이번 주(6~10일) 증시는 삼성전자(005930)의 실적 부진 우려 속에 개별 종목이 이슈에 따라 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8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2024년 4분기 실적 전망치를 6개월 전 12조6618억원에서 8조9732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대거 하향 조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당분간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 범용 반도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의 2025년 연간 실적 전망치는 3개월 만에 30% 가까이 줄었다.

한편 7일(현지 시각)부터 나흘 동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기술주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CES 주제는 ‘몰입(Dive in)’으로 AI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CES엔 역대 가장 많은 1000여곳의 국내 기업이 참여한다.

CES는 세계 이목이 쏠리는 행사인 만큼,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ES에서 주목받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기대와 함께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접목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소개될 예정”이라며 “(지난주) AI가 적용된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기술 기대감에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등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또 이번 주에 미국의 고용지표가 잇달아 발표된다. 8일 공개되는 12월 미국 ISM 서비스업지수는 직전(52.1)보다 개선된 53.0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 체력이 양호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10일엔 미국 12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11월보다 소폭 높아지고, 실업률도 11월 4.246%보다 높은 4.252%로 추정하고 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보다 4.0% 증가, 비농업고용자수는 15만3000건으로 감소할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9일엔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금리 인하 지연에 대한 불안심리가 완화될 경우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해 연 4.25~4.5%로 낮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2400선은 이미 반영된 정치 불안, 반도체 실적 우려 등 대부분의 불안 요인이 현실화했음이 나타날 수 있는 딥 밸류(Deep Value·초저점) 구간”이라며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이자 낙폭 과대 업종인 반도체·자동차·기계·이차전지·중국 소비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