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5개 상장사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그 배후로 네이버 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 강모(52)씨가 지목되고 있다. 강모씨는 이날 일제히 하한가까지 급락한 종목들에 대해 200여개가 넘는 분석 글을 올리다가 이날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강씨는 과거 주가조작을 벌여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다만 강씨는 이에 대해 “검찰과 대주주가 내게 뒤집어씌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4일 오전 6시 43분 강씨가 바른투자연구소 카페에 올린 글. /바른투자연구소 갈무리

이날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 5곳(동일산업(004890), 동일금속(109860), 만호제강(001080), 대한방직(001070), 방림(003610))이 무더기 하한가에 접어든 것과 관련 “강씨가 그동안 통정매매 등의 형태로 주가를 띄워왔다”면서 “활동 중단과 함께 반대매매가 쏟아져 폭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5개 종목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 계좌를 통해 대량매매가 쏟아졌다.

‘원칙대로’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강씨는 지난 9일까지도 해당 종목들에 대한 분석글을 올렸다. 주로 해당 종목들이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카페를 통해 소액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고액 투자자에게도 접근해 경영권 분쟁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풀이된다. 강씨는 지난해 말 방림에 주주제안을 통해 감사에 선임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꾸준히 게시글을 올리던 강씨는 이날 새벽 돌연 카페에 “개인적 사유로 통화가 어려울 수 있다”며 “턱골절 수술로 토요일에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사라졌다. 조선비즈는 수차례 강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강씨는 과거에 주가조작을 벌여 2021년 징역 2년의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공범들과 코스피 상장사 조광피혁(004700), 삼양통상(002170), 아이에스동서(010780), 대한방직을 상대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았다.

이날 동일산업, 동일금속, 만호제강, 대항방직, 방림 등 5개 종목은 오전 11시쯤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시쯤 모두 하한가를 기록했다. 일거에 매물이 쏟아졌고, 하한가 직전까지 주가가 오랜 기간 상승한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주가 조작을 의심했다. 방림의 경우 올해 들어 약 5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