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쿠팡을 한 달 동안 2300만 달러 넘게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시장에서 6번째(상장지수펀드 제외)로 많이 산 종목이다. 다만 주가는 15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공모가(35달러)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3분기 흑자전환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3월 1일(미 동부 시각 2월 28일)에는 4분기 및 지난해 연간 실적도 발표할 계획인데 흑자 기조를 이어갈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실적과 별개로 올해 전자상거래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쿠팡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가 2019년 4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밀큰 연구소 글로벌 컨퍼런스(the Milken Institute Global Conference)에 참석했다. / 블룸버그

2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1월 28일~2월 27일) 국내 투자자는 쿠팡 주식을 2353만8760달러(약 310억8300만원) 순매수했다. 이는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14번째로 많이 투자한 종목이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ETF 등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6번째로 많이 투자한 곳이다. 국내 투자자가 쿠팡보다 많이 순매수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배드배스 앤 비욘드, 인텔뿐이다.

쿠팡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은 이 회사가 지난해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9일(미 동부시각)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영업이익 7742만 달러(약 1020억원)를 기록했다며 흑자전환을 발표했다. 쿠팡이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쿠팡은 미 동부시각 28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 3월 1일 오전 7시 30분) 4분기 및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랜 적자 끝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쿠팡의 주가는 여전히 낮은 15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공모가(35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쿠팡은 뉴욕증시에서 지난 28일 15.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18달러 선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최근에는 다시 주가가 계속 내리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목표 주가는 20달러 선이다. 금융분석업체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현지 5개 증권사의 쿠팡 평균 목표 주가는 20.24달러다. 3곳의 증권사는 투자의견으로 ‘매수(Buy)’를, 한 곳은 ‘보유(Hold)’를 제시했다. 한 곳은 ‘매도(Sell)’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4분기 실적 발표 후 실적의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향후 주가에 대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해 전자상거래시장(이커머스)이 녹록지 않을 것이어서 쿠팡 주가가 단기간 빠르게 오른다고 볼 수 없어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쿠팡의 주가 하락은 (금리 이상 등) 미국 금융시장 환경이 악화하면서 전반적인 성장주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면서 “쿠팡도 4분기 실적이 나와야 앞으로의 주가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 상거래 시장이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매출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라면서 “올해는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소비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돼 쿠팡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