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063170), 케이옥션(102370) 등 국내 미술품 거래(옥션) 주들이 올해 들어 40% 가까이 올랐다. 금융위원회가 증권형 토큰(STO·토큰 증권) 발행과 유통을 전면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미술품 등 조각투자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서울옥션(063170)은 35.98%, 케이옥션(102370)은 39.85% 상승했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경매 규모에서 국내 1, 2위를 차지하는 최대 미술품 경매사다.
STO는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 실물자산과 연동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을 의미한다.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다고 그 자체로 특정한 실물 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아닌 반면, STO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연동된 자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술작품과 연동된 STO를 거래함으로써 투자자는 해당 미술품의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이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STO를 발행하는 주체의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배분받거나 배당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된다.
금융위는 지난 19일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STO 발행 허용 방침을 밝히며 이달 초까지 관련 규율체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3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최근 미술품과 부동산 등 고가의 실물자산의 소유권을 여러 투자자가 나누어 갖는 ‘조각투자’가 새로운 재태크로 인기를 끌면서, 실물자산과 연동된 증권을 디지털화한 STO를 제도화해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모두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실물자산에 투자한 후, 이를 매각해 얻은 시세차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투자 사업을 영위한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체가 아닌 상품중개업체 등으로 사업자 등록을 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체에 요구되는 소비자 보호 의무 등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21년에는 금융감독원이 당시 신한은행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에서 운영하던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가 은행 본연의 업무 영역을 벗어나 소비자 보호 방안이 미흡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서비스 개시 반 년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금융위는 관련 법과 체계를 신설·정비해 STO 투자자의 재산권이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하고, 토큰 증권을 유통할 수 있는 장외 유통 플랫폼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조각투자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찍이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에 진출한 옥션업체들에 투심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옥션은 2020년 11월부터 온라인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SOTWO)’를 운영하고 있다. 케이옥션도 지난해 3월 자회사 아르떼크립토를 통해 투게더아트의 지분 약 19%를 사들였다. 투게더아트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