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6년 만에 한국 영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재개하면서 위믹스 사태를 비롯 연이은 악재로 신음하던 게임주에도 온기가 퍼지는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이 완화되면 국내 게임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펄어비스(263750)는 3거래일간(12월 8일~12일 종가 기준) 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데브시스터즈(194480)(8.78%), 룽투코리아(7.19%), 넥슨게임즈(225570)(5.55%) 등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위메이드(112040)는 19.46% 오르며 그룹주인 위메이드맥스(101730)(24.73%), 위메이드플레이(123420)(9.7%)와 함께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게임주들이 상승한 배경은 최근 금리 인상과 위믹스 사태 등 연이은 악재로 주가가 충분히 하락한 데 이어 중국의 한한령 완화 행보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2일 대통령실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성사된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한국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CJ ENM(035760), 콘텐트리중앙(036420), 버킷스튜디오(066410) 등 미디어·콘텐츠 관련주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 한국 게임 등 콘텐츠의 수입을 막는 한한령이 지속돼 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따른 한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다. 한한령 이후 국내 게임사는 중국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었다.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 발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중국의 한한령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중국 모바일 게임이 넷마블(251270)의 게임인 ‘스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신규 서비스 허가 판호를 발급받았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한령이 실제 완화되는 움직임이 보이자 실적 반등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항공·화장품·면세에 이어 게임주도 중국발 호재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위믹스 사태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상장 이슈 등 게임주 전반에 연이은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충분히 하락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의 경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판호까지 발급받은 상태에서 출시 직전 중단됐다가 2년 이상 재개가 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기대감을 다시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중국 내 미성년자 게임 중독이 완화됐다는 지표도 지난달 발표돼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판호의 경우 정부 정책에 달린 만큼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넷마블을 비롯한 몇몇 회사는 지식재산권(IP)를 기반으로 한 내자 판호(중국 내 게임에 부여하는 판호)가 승인됐다”면서도 “실제 정책이 바뀌기 전까지는 기대감의 영역인 만큼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기대감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3대 게임사로 불리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이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우 신작 ‘TL’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4′와 출시 시점이 겹친다는 소식에 오후 2시 기준 7% 넘게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넥슨게임즈(225570)와 넷마블(251270) 역시 1% 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