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 전지(배터리)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247540)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16만원까지 올라갔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4월 유‧무상증자를 결정했고, 오는 15일 3배 무상증자로 발행된 신주가 상장돼 주식 수가 4배로 늘어난다. 지난 7일에는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 161만1344주가 신규 상장됐다. 현재는 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라 1주당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것을 반영해 주가가 4분의 1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다만 시가총액(주가×상장주식 수)은 무상증자로 늘어난 신주가 아직 상장되지 않아 2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2일 시총은 2조7115억원으로 코스닥시장 7위다. 그러나 15일 7300만주가 넘는 신주가 상장되면 주식 수는 9700만주가 넘고 시가총액도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의 예상대로 16만원선까지 주가가 오르면 시총은 15조원이 넘는다. 현재 코스닥 시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11조3555억원‧12일 종가기준)를 제치고 코스닥 시장 대장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13일 금융감독원과 에코프로비엠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무상증자를 동시에 결정한 에코프로비엠의 무상증자로 발행된 신주가 오는 15일 상장된다. 신규 상장 주식 수는 7335만1008주다. 앞서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 161만1344주는 지난 7일 상장됐다. 15일 무상증자로 인한 신주까지 상장되면 에코프로비엠의 상장주식은 현재 2445만336주에서 9780만1344주로 늘어난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3배 무상증자로 1주당 3주가 배정됐고 무상증자의 권한이 없는 자사주는 모두 소각했기 때문에 현재 상장된 주식이 4배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4700억원은 해외법인인 에코프로글로벌에 출자할 예정이다. 에코프로글로벌은 에코프로비엠이 해외투자를 위해 지난 3월 설립한 해외 법인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산하에 에코프로유럽과 에코프로아메리카를 설립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들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높이는 증권사들도 나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2일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유‧무상증자를 하기 전 에코프로비엠의 기존 목표주가를 53만원에 제시한 바 있다. 주식 수가 대폭 늘어 지분가치 희석을 반영하기 위해 주가를 하향 조정(수정주가)한 후 처음 내놓은 목표가가 16만원이다. 현재 주가(11만900원‧12일 종가)보다 44.2%(4만9100원) 높은 수준이다. 증자 전 하향 조정되지 않았던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기존 목표주가보다 21%가량 상향한 목표가다. 16만원을 기준으로 늘어난 주식을 반영한 시가총액은 15조6482억원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97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2.9%, 전 분기보다 46.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도 70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1.1%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20개 증권사의 평균 추정치는 매출액 9411억원, 영업이익 680억원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과 니켈 가격 상승세가 지속돼 양극재 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1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던 CAM4 공장이 정상화됐고 1분기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CAM6 공장의 영향으로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판매량이 30%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같은 날 목표주가를 15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이 양산하는 하이니켈 양극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고 니켈, 코발트의 가격이 오르면서 양극재 판매가격도 올라 2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증자 후에 주식 수가 증가하는 것도 단기적으로 매도 물량이 나올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거래가 늘어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혁 넥스테라투자일임 이사도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양극재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 향후 기업가치와 주가가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