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피지수는 1%대 회복에 성공했다. 미국이 내놓은 러시아 제재 방안이 예상보다 약했고, 파병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더 큰 충돌을 우려한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가 해소된 영향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27.96포인트(1.06%) 오른 2676.76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최고 1.74% 오르며 전날 우크라이나 사태로 벌어진 낙폭 줄이기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 홀로 1935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인, 기관은 각각 1225억원, 857억원 순매도했다. 장 초반 지수 상승을 이끈 건 1500억원가량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었다. 오후부터 매도에 나섰고, 기관투자자가 물량을 받으며 강보합세가 유지됐다.
기관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코스닥150이며, 이날 379억원을 담았다. 국내 코스닥 종목 중 150개를 선정해 지수로 만든 후,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이어 KODEX 레버리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별기업에서는 카카오, 삼성전자 등을 사들였다.
개인이 주로 판 종목을 기관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카카오, 네이버, KODEX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등이었다.
외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이날 순매도한 금액만 1281억원에 달한다. 이어 KB금융,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 LG화학 등도 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0.56%), LG에너지솔루션(0.84%), SK하이닉스(0.41%) 등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카카오(4.89%), 삼성SDI(4.46%), NAVER(3.97%) 등도 상승 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4.77포인트(2.92%) 상승한 872.98에 장을 마쳤다. 외인, 기관이 각각 3433억원, 809억원 사들인 반면 개인 홀로 4227억원 팔아치웠다.
외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 엘엔애프, 천보 등 2차전지 업종을 대거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는 외인 매수세가 몰린 에코프로비엠(10.57%), 엘앤에프(6.05%) 등이 크게 올랐다. 이어 HLB(6.93%), 카카오게임즈(5.07%) 등도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가 이른 시기에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예상보다 약한 수준의 제재안을 발표했고, 전투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분위기가 바뀐 배경에는 경제지표 호전 소식과 전면전에 대한 불안심리 완화가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개입, 파병 계획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발표한 대러시아 제재도 시장 예상보다 강도가 높지 않았고, 에너지 및 국제금융정보통신망(SWIFT) 차단 제재가 없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전면전 개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대만 등 주요 아시아국가 증시도 회복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며 우크라이나 이슈가 생각보다 빠르게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점은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정학 리스크가 증시에 미친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이다”며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이슈 대신 3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중국 부양으로 관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각 미국 선물시장은 약세로 돌아섰다. 오후 4시 9분(한국 시각) 기준으로 다우존스30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4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선물 가격은 0.59% 떨어지고 있다. 나스닥100선물은 0.84%, 러셀2000 선물도 0.55% 하락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세는 상승하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오후 4시 11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2% 오른 4646만7136.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12.98%, BNB는 10.28% 상승세다. 테더, USD코인 가격은 각각 0.03%, 0.06% 올라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