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첫날 흥행 성적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에 못 미쳤다. 이전과 달리 중복청약이 적용되지 않는 가운데, 고평가 논란 끝에 증권가에서 부정적인 보고서가 나온 것이 악재가 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12조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이후 5월 상장한 SKIET의 청약 증거금은 각각 14조1474억원, 22조1594억원 수준이었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에 가장 많은 증거금(6조6214억원)이 몰렸다. 뒤이어 인수 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4조5970억원이 모였고,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에 각각 5969억원, 2369억원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카카오뱅크 청약에서는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다. 투자자들은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 4곳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 공모주 절반은 균등배정, 나머지 절반은 비례방식으로 배정될 예정이다.
게다가 이날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 공모가가 너무 높은 만큼, 향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카카오뱅크 고평가 논란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애널리스트가 직접 매도 의견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김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이익 대부분이 이자수익에서 나오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4곳 통합 경쟁률은 37.8대 1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39.4대 1로 가장 높았고, KB증권(38.5대 1), 하나금융투자(32.4대 1), 현대차증권(19.3대 1)이 뒤를 이었다. 첫날 경쟁률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75.87대 1)와 SKIET(78.93대 1)를 밑돌았다.
다만 통상적으로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마지막 날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번에는 중복청약이 금지되면서 증권사 한 곳에만 청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막판 경쟁률을 비교한 후 청약에 나서려는 투자자 수요가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20~21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3만9000원에 확정했다. 당시 약 2585조원 청약 주문이 몰리면서, SKIET가 기록한 종전 최고치(2417조원)를 경신했고, 경쟁률은 1732.83대 1로 유가증권 시장 역대 2위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