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성주(31)씨는 생애 처음으로 2500만원 대출을 받아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일반 청약에 참여했다. 이씨가 받아든 주식은 2주뿐. ‘따상(상장 첫날 상한가 기록 후 최고가)’을 기록하면 30만원가량을 번다. 이씨는 “빚을 내서 부동산 투자를 하기 어려우니 공모주 청약에 나섰다”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수익률이 괜찮아서 다시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부는 가운데 앞서 지난달 28~29일 진행된 SKIET 청약에는 3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90·100세 노인도 청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6일 조선비즈가 SKIET 공모주 청약 주관사들로부터 받은 ‘SKIET 공모주 일반 청약 연령·성별 구성’에 따르면 총 다섯 곳 가운데 네 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에서 SKIET 청약에 참여한 계좌 수는 총 441만여건이었다. 여성 청약 계좌 수는 227만6000여건, 남성은 213만4000여건이었다. 주관사였던 SK증권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SKIET 청약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계층은 30대였다. 30대 남성이 보유한 청약 계좌 수는 약 62만5000개에 달했다. 그 뒤를 30대 여성(약 60만2000계좌)이 차지했다.

SK증권을 제외하고서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0대 남녀 모두 20명 중 1명가량이 청약에 나섰다(올해 4월 기준 30대 남성 인구 수가 350만여명, 30대 여성 인구가 329만여명). 30대 인구가 4개 증권사에 모두 중복으로 청약했다고 가정한 수치다. 중복 청약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5명 중 1명꼴로 청약에 나선 셈이다.

그래픽=박길우

전문가들은 30대가 상대적으로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정보에 민감해 청약에 적극적이라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활동이 한창이면서 비대면 공모에 참여할 만큼 정보기술(IT)력이 있는 30대가 공모주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충환(30)씨는 “30대는 부동산에 투자하긴 어려우니 대출 등에 묶인 돈이 다른 세대에 비해 적은 편”이라면서 “유동자금이 많아 암호화폐 투자를 비롯해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30대 계층 이후로 청약 계좌 수가 많았던 계층은 40대 여성(약 54만6000계좌), 40대 남성(약 51만7000계좌), 50대 여성(약 44만6000계좌), 20대 여성(약 35만8000계좌) 순이었다. 전반적으로 여성의 참여도가 높았다.

이례적으로 90세와 100세 이상의 노인도 청약에 참여했다. 90대 여성의 청약 계좌는 732개, 90대 남성의 청약 계좌는 347개였다. 100대 여성은 14개, 100대 남성은 9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이 인기를 끌다 보니 가족 계좌까지 동원한 청약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KIET 청약은 증거금이 역대 최대 수준인 80조원을 넘어섰다. 6월 중복청약 금지 이전 마지막 대어급 청약일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 영향이다. SKIET의 공모가는 10만5000원인데, 첫날 따상을 기록하면 한 주당 16만8000원을 번다. SKIET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