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내 증시는 다시 찾아온 꽃샘추위처럼 얼어붙었다. 코앞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와 미국 상호 관세를 둘러싼 경계 심리 탓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에 코스피 지수는 2600선이 깨졌고, 코스닥 지수는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17포인트(1.89%) 내린 2,557.98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17포인트(1.89%) 하락한 2557.98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4.52포인트(0.56%) 하락한 2592.63으로 개장해 한때 255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411억원, 3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국인은 5411억원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대부분 ‘파란 불’이 떴다. 삼성전자(005930)는 2.59% 하락한 6만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우선주인 삼성전자우(005935)도 2.36% 내렸다. SK하이닉스(000660)는 3.72% 하락한 19만9300원에 장을 마감하며 ‘20만닉스’를 내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수입차 관세 공식화라는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각각 3.53%, 2.66% 내렸다. 지난 20일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전날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장 초반 2%대 상승하다가 결국 4.98% 하락 마감했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KB금융(105560), NAVER(035420) 등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장중 반등을 꾀했으나 결국 0.14% 주가가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가 몰린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더본코리아(475560)에 쏠렸다. 더본코리아는 전 거래일보다 4.34% 오른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본코리아 주가가 3만원을 넘어선 건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오전 백종원 대표가 주총에 참석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주주들에게 사과했다는 소식에 장중 14% 넘게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빽햄’ 품질 논란, 농지법 위반 의혹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해 맞붙은 고려아연(010130)영풍(000670)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장 초반 7%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 결국 8.70% 하락한 76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영풍 역시 초반엔 3% 가까이 올랐지만 3.15% 하락한 43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주총에선 치열한 수싸움 끝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막아내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아울러 이날 배당락일을 맞은 종목들도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 유안타증권(003470)은 7.12% 내린 261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광주신세계(037710)(-7.04%) ▲기업은행(024110)(-6.25%) ▲DB금융투자(016610)(-5.71%) ▲NH투자증권(005940)(-2.77%) ▲미래에셋증권(006800)(-4.12%)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의 배당 기준일은 오는 31일로,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기준일로부터 2거래일 전인 전날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3포인트(1.94%) 내린 693.76로 하루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700선에서 소폭 상승 출발했으나 곧바로 하락 전환한 뒤 오후 들어 낙폭이 커졌다. 종가 기준 코스닥이 700선이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2일 이래로 약 3개월 만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개인 투자자가 홀로 119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은 각각 1158억원, 4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알테오젠(196170)휴젤(145020), 클래시스(214150), 파마리서치(214450) 등은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086520), HLB(02830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삼천당제약(000250), 코오롱티슈진(950160) 등은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1466.5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