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오른쪽). /조선DB, 대신증권

이 기사는 2025년 3월 25일 17시 2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대어(大魚)' 한화에너지가 상장 주관사를 속전속결로 선정한 가운데, 대표 주관사단에 대신증권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대신증권은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이 최상위권은 아닌 데다 그동안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상장을 추진할 시 주관사단에 포함된 적도 없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그동안 한화그룹과의 관계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끝에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최근 상장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을, 공동주관사로 KB증권·신한투자증권을 선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경영권 승계의 키인 데다 조 단위 IPO여서 주관을 따내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다”며 “제안서 준비 기간은 단 일주일에 불과했고, 대부분 4조~5조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3세 삼형제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회사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각각 25%씩 보유 중이다. 재계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주)한화 지분을 늘린 뒤 (주)한화와 합병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삼형제가 자연스럽게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대표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과거 한화그룹 계열사의 IPO 주관사를 맡은 이력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화임팩트 상장 추진 당시 대표 주관을 맡은 적이 있고, NH투자증권은 한화갤러리아 재상장 및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재상장을 주관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대표주관사 세 곳 중 유일하게 한화그룹 IPO 주관사로 처음 선정됐다. 업계 최상위권을 다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입찰제안요청서(RFP)조차 받지 못한 것과 상반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한화그룹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ECM의 경우 2019년 한화시스템 IPO 인수단으로 참여한 걸 시작으로 2021년 한화시스템 유상증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2023년 한화오션 유상증자를 대표 주관했다. 지난해에는 한화솔루션의 신종자본증권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DCM 부문에서도 한화그룹 딜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2023년에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했고 지난해에도 한화에너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사채를 인수했다. 올해도 한화에너지와 한화, 한화솔루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특히 지난해 이현규 전 한국투자증권 IB2본부장을 IB 부문 전무로 영입, DCM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한화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게 대신증권 측 설명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대신증권은 오너끼리의 친분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부회장(1983년생)과 양홍석 부회장(1981년생)이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